미국의 쿠바 봉쇄로 인해 연료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유엔이 보낸 2만 톤에 달하는 식량조차 제대로 배분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쿠바를 향한 석유 금수 조치가 비인도적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쿠바 아바나 거리 모습. ⓒ EPA=연합뉴스
스페인 EFE통신은 1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유엔 산하 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이 쿠바 서부의 마리엘 항과 동부 산티아고 데 쿠바항에 식량과 영양보충제 1만1천 톤을 그대로 보관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쿠바에서는 심각한 연료부족으로 세계식량계획과 유니세프, 유엔개발계획 등의 기관들이 구호물자를 옮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26년 1월 쿠바의 우방이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뒤 쿠바를 향한 '에너지 봉쇄'로 전방위적 경제제재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뒤 2026년 5월 쿠바 정부나 국영기업과 거래하는 기업을 겨냥한 제재까지 시행했다. 이에 프랑스 해운사인 CMA CGM과 독일 해운사인 하팍로이드는 쿠바에서 신규 화물 수주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쿠바에 주재하는 유엔 기구들은 앞으로 12개월 간 업무수행에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 50만 리터의 디젤유를 확보할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고강도 금수조치로 유조선으로 해외에서 석유를 구입하는 것조차도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석유금수 조치가 지나친 정책으로 반인도주의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사무총장 대변인은 2026년 3월 "미국의 봉쇄로 인한 쿠바의 연료부족이 인도주의적 위기를 심화시키고 쿠바의 보건의료 등 사회전반에 걸쳐 한계점에 이르게 하고 있다"며 "유엔은 석유 등 연료수입이 불가능해진 쿠바의 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