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보정이나 편집 없이 짧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형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셋로그(Setlog)’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공개형 SNS의 관리 피로감에서 벗어나 소수 지인 중심으로 가볍게 일상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셋로그가 인기를 끌면서 셋로그 이용 사실을 다른 SNS에 인증하거나 공유하는 누리꾼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 갈무리
20일 구글플레이 국내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순위를 종합해보면 셋로그는 챗지피티(ChatGPT)에 이어 전체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뒤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주요 SNS 플랫폼으로 급부상한 셈이다.
셋로그는 1시간마다 울리는 알람에 맞춰 2~3초 분량의 짧은 영상을 촬영해 그룹 참여자들과 현재 상황을 공유하는 방식의 플랫폼이다. 출근길이나 식사, 운동, 카페 방문 등 특별한 연출 없이 순간의 일상을 기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하루 동안 업로드된 영상은 자동으로 이어져 하나의 브이로그 형태로 완성된다.
기존 SNS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꾸미지 않은 기록’에 있다. 사진 보정이나 게시글 문구 작성 과정 없이 촬영 즉시 공유가 가능하고, 폐쇄형 구조를 기반으로 운영돼 관계 유지에 대한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완성도 높은 콘텐츠보다 즉각적이고 자연스러운 기록을 선호하는 흐름이 확산되면서 셋로그 역시 빠르게 이용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셋로그를 사용하는 한 20대 후반의 여성 직장인은 “정말 가까운 사람하고만 공유할 수 있어 기존 SNS보다 훨씬 내밀한 느낌”이라며 “뭐든지 영상으로 기록하고 싶어하는 요즘 감성과도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셋로그 플랫폼 특성상 소규모 친밀 관계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또래 집단 내 소외감과 관계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셋로그가 ‘신종 왕따’라는 키워드와 함께 번지고 있는 점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다. 특정 그룹 안에서 일부 참여자들이 특정인을 제외한 채 영상 공유를 이어가거나, 의도적으로 업로드를 멈추는 방식으로 심리적 배제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폐쇄형 SNS의 경우 소수 관계를 기반으로 친밀감을 강화하는 구조인 만큼, 관계에서 배제됐을 때 체감하는 고립감 역시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플랫폼 특성상 ‘함께하고 있다’는 감각이 중요한 만큼, 반대로 특정 구성원이 공유 흐름에서 제외될 경우 상대적 박탈감이나 관계 불안을 느끼기 쉽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변화하고 있는 학교폭력 양상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과거 폭행이나 금품 갈취 같은 신체적 폭력 중심의 학교 폭력이 감소하는 대신, 집단 따돌림과 언어폭력, 사이버폭력 등 비물리적·관계 중심 폭력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상 집단 배제나 관계 단절 행위는 피해자에게 심리적 충격이 크지만, 물리적 폭력과 달리 학교폭력 여부가 모호하게 인식되는 경우가 많아 사후 대응이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사이버폭력 경험률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인터넷·스마트폰 이용 청소년 9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최근 1년 내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청소년 비율은 42.3%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피해만 경험한 비율은 23.3%, 가해만 경험한 비율은 4.9%, 가해와 피해를 모두 경험한 비율은 14.2%였다. 특히 피해만 경험한 비율은 전년 대비 3.0%포인트 증가했다.
폐쇄형 숏폼 SNS가 ‘가볍고 진솔한 소통’이라는 새로운 SNS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관계 기반 플랫폼이 지닌 배제와 소외의 가능성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역시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