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이 북미에서 잇따라 데이터센터용 전력기기 수주를 따내며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현지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를 늘리면서 '전력 병목 현상'을 피하기 위해 부지에 직접 설비를 갖추는 '온사이트(On-Site)' 발전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LS일렉트릭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마이크로그리드(독립형 소규모 전력망)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LS일렉트릭 청주공장에서 작업자들이 국제(UL)인증 배전기기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LS일렉트릭
LS일렉트릭은 미국 현지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용 마이크로그리드 고압 배전반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20일 밝혔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저장·소비할 수 있는 전력망을 의미한다.
이번 계약 규모는 6400만 달러(약 960억 원)로 LS일렉트릭은 12월부터 내년 8월까지 데이터센터의 24시간 전력 운용을 가능하게 하는 38kV(킬로볼트)급 고압 배전반 솔루션을 공급한다. 이번 수주는 18일 미국 빅테크의 데이터센터에 적용될 7천만 달러(약 1050억 원) 규모의 배전기기 공급계약에 이어 이틀 만에 더한 성과다.
LS일렉트릭은 이번 수주를 계기로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에서 추가 수주를 바라보고 있다. 최근 북미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소비량이 폭증하면서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의 확산과 고성능 컴퓨팅(HPC) 도입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와 비교해 3배에서 최대 10배 이상의 전력이 필요하다.
다만 데이터센터를 도입하는 빅테크들은 전력 병목 현상에 관한 고민을 지니고 있다. 대형 전력회사로부터 송배전망을 연결 받아 전력을 공급받으려면 막대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데이터센터 부지를 확보하고도 전력망 연결 승인을 받기 위해 최소 3년에서 길게는 5년 이상 대기해야 하는 일이 잦은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선점을 위해 전력 확보가 시급한 빅테크들은 대형 전력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데이터센터 부지에 '온사이트 가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이에 따라 마이크로그리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LS일렉트릭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은 매년 두 자릿 수 이상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정책적 규제도 마이크로그리드 확산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는 데이터센터가 인근 발전소나 기존 전력망의 전력을 독점해 일반 가정 및 제조업의 전력요금이 폭등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에 빅테크와 발전사 사이 직접 전력 구매계약을 막고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을 유도하기 위한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 추세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막대한 전력 소모를 감당할 수 있는 고효율 전력망과 중단 없은 안정성"이라며 "연속 수주로 입증한 기술력을 앞세워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현지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