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념재단은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인 18일 스타벅스 마케팅 과정에서 역사 왜곡과 희화화 표현이 발생한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5·18민주화운동 46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고(故) 김갑진 열사의 아내 정정희(72)씨가 남편의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5·18기념재단(이하, 재단)은 18일 성명을 통해 스타벅스가 상업적 홍보를 위해 사용한 '5/18 탱크데이'와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에 대해 "대한민국 현대사의 가장 참혹했던 국가폭력의 기억을 정면으로 연상시키며 오월 영령과 유가족, 그리고 시민들에게 모욕과 상처를 안겼다"고 비판했다.
재단은 탱크를 두고 "1980년 5월 광주에서 무고한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적인 학살과 폭력을 자행했던 계엄군의 잔혹한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에 대해선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독재정권이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내뱉었던 파렴치한 거짓말인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를 명백히 차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반인권적·반민주적 국가폭력의 상징어를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상업적 마케팅 언어로 사용한 것은, 해당 기업의 역사 인식과 사회적 책임 의식의 심각한 결여를 드러낸다"며 "기업의 이윤 추구와 마케팅의 자유도 타인의 고통과 공동체의 비극적 역사 위에서 행사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오늘날의 역사 왜곡은 단순히 악의적인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며 "일상적인 공간과 상업적 영역에서 역사적 상징과 아픔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가볍게 소비하고 희화화하는 무감각한 태도야말로, 역사의 진실을 훼손하고 왜곡을 재생산하는 가장 위험한 독버섯"이라고 지적했다.
재단은 "해당 기업의 고의성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며 "해당 기업은 문제 경위를 철저히 파악하고, 오월 단체와 시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8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전남추모연대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을 내고 "스타벅스 코리아의 천박한 역사 인식과 민주화 영령 모독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광주전남추모연대는 스타벅스를 향해 "이번 사태를 젊은 직원의 개인적 실수로 치부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대형 프로모션이 한 직원의 무지함 때문에 필터링 없이 세상에 나왔다는 것 자체가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자격 미달이며, 수준 낮은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여줄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번 사태가 과거 경영진의 편향된 역사 인식이나 특정 정서적 의도가 마케팅이라는 가면을 쓰고 교묘하게 표출된 결과가 아닌지 강력히 의심한다"며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두 사건을 이토록 정교하게 조합한 것이 과연 우연일 수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18일 오전 '탱크 시리즈' 텀블러 판매를 시작하면서 이를 홍보하기 위해 SNS에 '탱크데이'라는 슬로건을 달고 홍보 게시물을 올렸다. '5/18'이라는 날짜와 함께 '탱크 데이'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도 포함됐다.
스타벅스는 이날 사과문을 올리고 "부적절한 문구를 발견했다"며 "고객 분들에게 불편과 심려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행사는 즉시 중단했으며, 향후 유사 사례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