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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격자', '황해', '곡성'을 통해 독창적인 세계관과 압도적인 연출력을 선보여온 나홍진 감독이 10년 만의 차기작 '호프(HOPE)'를 공개했다. 공개 전부터 국내외 영화 팬들의 폭발적인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지만, 첫 반응은 관객과 평론가 모두에게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국 영화 사상 최고 수준으로 거론되는 막대한 제작비를 고려하면 정식 개봉 후 손익분기점 돌파 가능성은 글로벌 시장 반응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에 칸의 반응은 극과 극 : 할리우드 대작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을까?
나홍진 감독과 영화 '호프' 포스터.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나홍진의 '호프'는 17일(현지시각)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가 열린 칸 팔레 데 페스티발 공식 상영회를 통해 처음 베일을 벗었다.

해당 작품은 비무장지대 인근 가상의 항구 마을 '호포항'을 배경으로,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가 침입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사투를 그린다. SF 불모지인 한국에서 거장 나홍진이 여러 감독들의 실패 이후 던진 도전장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오랜 제작 기간과 나홍진 감독의 이름 값 그리고 이례적인 글로벌 캐스팅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등 국내 정상급 배우들에 더해 마이클 패스벤더, 테일러 러셀 등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까지 합류하며 한국 영화계에서는 보기 드문 규모의 프로젝트가 완성됐다.

그러나 첫 공개 이후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호평하는 측은 장르가 끊임없이 변주되는 독특한 구성과 초·중반부를 압도하는 긴장감, 거침없는 전개 속도를 강점으로 꼽는다. 반면 혹평하는 측에서는 일부 CG의 완성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후반부 완성도가 균일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에 칸의 반응은 극과 극 : 할리우드 대작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을까?
10년 만에 베일을 벗은 영화 '호프'. ⓒ플러스엠 엔테테인먼트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평가는 나홍진 감독의 작품에서 낯선 풍경은 아니다. 그의 대표작이자 '호프' 이전 영화인 '곡성' 역시 개봉 당시 수많은 해석과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관객과 평단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선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흔들고, 명확한 해답 대신 불안과 여운을 남기는 연출은 오래전부터 나홍진 감독 영화의 핵심적인 특징으로 꼽혀왔다.

결국 나홍진은 매 작품마다 대중적 안정보다는 자신만의 강렬한 개성과 문제의식을 전면에 내세워온 감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번 '호프'를 둘러싼 상황은 단순히 '나홍진다운 문제작'이라는 한마디로 넘기기에는 그 무게감이 훨씬 크다.

그 이유는 역시 천문학적인 제작비다. 영화 업계에서는 '호프'의 제작비가 보수적으로 잡아도 500억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한국 영화 역사상 최고 수준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더구나 '호프'는 단일 작품이 아니라 총 3부작을 염두에 두고 기획된 프로젝트다. 첫 편의 흥행 성적이 후속 제작의 향방까지 좌우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흥행 환경 역시 녹록지 않다. 아직 정확한 개봉일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호프'가 오는 여름 시즌(7~8월) 개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같은 시기 개봉될 경쟁작 라인업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에 칸의 반응은 극과 극 : 할리우드 대작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을까?
극단적으로 갈리는 중인 영화 '호프'의 평(상단 호평, 하단 혹평). ⓒX
나홍진 감독의 '호프'에 칸의 반응은 극과 극 : 할리우드 대작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을까?
영화 '오디세이' 포스터(왼쪽),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포스터. ⓒUPI 코리아, 소니픽쳐스 코리아

우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가 오는 8월 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트로이 전쟁 이후 귀향길에 오른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그린 고대 그리스 대서사시 '오디세이아'를 각색한 작품이다. 여기에 마블 스튜디오의 '스파이더맨 : 브랜드 뉴 데이' 역시 같은 비슷한 시기인 7월 출격을 준비 중이다. 스파이더맨은 여전히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가장 강력한 티켓 파워를 가진 히어로 IP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결국 '호프'는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정면 승부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는 제작 규모를 고려하면 더욱 치명적이다. 현재 추산되는 손익분기점은 국내 관객 1천만 명을 넘어도 충분치 않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해외 수익 확보가 사실상 필수 조건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한국 영화의 글로벌 흥행 사례는 생각보다 제한적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전 세계 약 2억5351만 달러(한화 약 3천억 원)의 수익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성공을 거뒀지만, 그 이후 국내 영화들의 글로벌 흥행 규모는 수천만 달러 수준으로 급격히 낮아지는 흐름을 보여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호프'의 흥행 여부를 단순한 한 편의 성공과 실패 차원을 넘어, 한국 영화 산업이 대규모 글로벌 프로젝트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시험대로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압도적인 기대와 거대한 리스크, 그리고 극단적으로 엇갈린 첫 반응 속에서 '호프'가 과연 침체된 한국 영화 시장에 새로운 활로를 제시하며, 한국 영화의 영역을 해외 시장까지 본격적으로 확장시키는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막대한 제작비와 치열한 경쟁작 사이에서 흥행에 실패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호프'의 최종 성적은 향후 한국 영화 산업의 방향성까지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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