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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오는 21일로 예고된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을 두고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국민의힘 난데없이 삼성전자 파업은 노란봉투법 때문 주장,  국민의힘의 '허술한' 갖다붙이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경기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삼성전자 노사 대타협을 촉구하며 단식하는 양향자 경기도지사 후보의 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과유불급’ 메시지와 김민석 국무총리의 긴급조정권 발동 시사 등 민생 안정을 위해 노조를 압박하고 있는데 국민의힘이 이번 사태의 원인을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탓으로 돌리며 법안 재개정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노란봉투법이 다루고 있는 실제 내용과 이번 삼성전자 노조 파업은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 어려워 지방선거를 위한 허구의 정치적 프레임에 불과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9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단식 농성을 펼치고 있는 양향자 경기도지사 후보를 찾은 뒤 "반도체가 멈춰서면 대한민국이 멈춰선다"며 "반도체는 대한민국의 미래인데 더불어민주당은 노란봉투법을 무책임하게 통과시켜 놓고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채 뒷짐만 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자신들이 통과시킨 노란봉투법이 가져온 문제들을 직접 나서서 빨리 해결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산자위) 전체회의에서도 삼성전자 파업의 원인이 '노란봉투법' 때문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난데없이 삼성전자 파업은 노란봉투법 때문 주장,  국민의힘의 '허술한' 갖다붙이기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왼쪽)이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 의사중계시스템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향해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는 '전에는 없던 삼성전자 노조 파업이 왜 지금 생길까, 국민 경제를 볼모로 한 파업이 왜 발생할까'이다"며 몰아세웠다. 그는 이어 김 장관이 머뭇거리자 "뭘 유보하나. 노란봉투법 때문에 그런 거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노란봉투법은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과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 민주당 주도로 2025년 8월에 통과된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가 ‘진짜 사장’인 원청 대기업을 상대로 교섭할 수 있도록 ‘사용자 정의’를 넓히고, 노동조합의 불법 쟁의행위로 인한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 범위를 개별 조합원별로 귀책 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개별화하여 입증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국민의힘 주장의 가장 큰 허점은 이번 삼성전자 노사 갈등의 핵심 쟁점인 ‘성과급(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 기준 제도화’ 요구가 노란봉투법과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우선 삼성전자 노조는 사측과 직접 고용 관계에 있는 원청 정규직 노동자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이미 현행법상으로도 합법적인 교섭권과 쟁의권을 보장받고 있으며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든 안 되든,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권리나 법적 지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일각에서는 노란봉투법 개정으로 노동쟁의의 대상을 '임금·근로조건의 결정(이익분쟁)'에서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 불일치(권리분쟁)'로 확대한 것이 이번 삼성전자 노조 파업이 발생할 수 있었던 원인이라는 주장을 편다. 

그러나 노란봉투법이 노동쟁의 대상으로 확대해 준 것은 부당해고나 임금 체불, 단체협약 불이행 등 사측의 법 위반 사항이다. 이번 삼성전자 노조 파업은 성과급 지급에 대한 불만, 즉 노란봉투법 개정 전에도 노동쟁의 대상으로 인정되던 전형적인 이익분쟁 때문에 발생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을 이유로 파업을 하는 건 불법이라고 비판한다. 성과급(OPI)은 회사가 경영을 잘해서 보너스로 주는 거지, 법적인 임금이 아니기 때문에 노조가 '성과급 기준을 내놓으라'며 파업하는 건 회사의 경영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현행법 기준으로 봐도 명백한 불법 파업이라는 것이다.

나경원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서 "성과급을 이유로 한 파업은 그 정당성이 인정되기 어렵고, 위법 소지가 크다"며 "(정부는) 이번 사태를 '합법으로 전제 한 긴급조정권 발동보다는 '파업이 불법임을 전제'로 한 엄정한 조정, 개입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의 주장대로 이번 삼성전자 파업이 현행법상 '불법'이라면 사측은 지금 있는 법을 근거로 법원에 "노조의 파업이 불법이니 멈춰달라"는 소송(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해결하면 된다. 실제 법원은 지난 18일 삼성전자가 노동조합을 상대로 낸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기존 노동법 및 판례상 '성과급 파업의 위법 소지' 혹은 '절차적 문제'를 판단했다.

개정된 노란봉투법 때문에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또한 노조행의에 대한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 때문에 사측이 손을 쓸 수 없다는 주장과 달리 기존 노동법적 테두리 안에서 사측의 사법적 방어권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도 드러났다.

이처럼 '삼성전자 파업'과 '노란봉투법'을 직접적으로 연결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음에도 국민의힘이 두 사안을 엮는 이유는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셈법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만든 법 때문에 대한민국 반도체가 멈추고 주가가 떨어진다는 직관적인 구호를 통해 파업의 책임 화살을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친노동 입법’으로 돌리겠다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박성훈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 정권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며 "노란봉투법이라는 이름으로 기업의 고유한 경영 판단 영역까지 쟁의의 대상으로 만들고, 정당한 손해배상 책임마저 무력화해 놓은 결과가 지금 산업 현장의 거대한 불안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정치적 공세를 통해 파업과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노란봉투법 재개정이라는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비판했다. 

박해철 민주당 대변인은 18일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의힘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삼성 사태의 해결이 아니라 허위 주장을 반복해서라도 이 기회를 빌려 노란봉투법을 무력화 하려는 것인가"라며 "법원이 삼성전자 사측의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면서 파업 전체를 불법으로 인정한다거나 노란봉투법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국민의힘이 매일 반복적으로 억지를 부리면서까지 재벌 대기업과 원청의 하수인 역할에 충실하려는 모습이 안쓰러울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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