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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선 스타벅스 머그컵을 깨며 '탈벅'을 선언하고 불매운동에 나서는 반면, 다른 한쪽에선 인증샷과 함께 "스벅 들려야지"라며 오히려 '충성 고객'을 자처하고 있다.

스타벅스 '5·18 탱크 데이' 논란이 진영 대결 양상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탈벅' 불매운동 vs '멸공' 소비 인증

스타벅스 '극우의 성지'로 떠오른다 : 5·18 탱크데이 논란에 내일 스벅 들러야지
19일 소셜미디어 스레드에 스타벅스 '탱크 데이' 논란을 희화화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스레드 계정

스타벅스 불매운동은 현재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인증형 불매 방식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스타벅스 기존 고객들은 머그컵을 깨거나 텀블러를 버리는 사진과 함께 '탈벅'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다른 고객들은 스타벅스 앱 삭제나 기프트카드 환불 인증 게시물까지 공유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신세계 계열 불매로 확대하자'는 주장도 잇따르고 있다.

스타벅스 '극우의 성지'로 떠오른다 : 5·18 탱크데이 논란에 내일 스벅 들러야지
19일 소셜미디어 스레드에 스타벅스 '탱크 데이' 논란을 희화화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스레드 계정

반면 불매운동을 조롱하거나 역으로 스타벅스 소비를 인증하는 게시물도 잇달아 등장했다. SNS에는 "스타벅스 일 잘하네 ㅋㅋ 기왕 만들 거 518ml로 출시했어야지"라는 글과 함께 '#멸공'이라고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올라왔다.

또 다른 누리꾼은 스타벅스 매장 사진과 함께 "멸공(공산주의를 멸함)티 입고 스타벅스 왔다", "당분간 좌빨갱이 청정지역일 듯, 더 자주 와야지" 등의 글을 남기며 논란에 가세했다.

과거 정용진 회장이 사용해 논란이 됐던 '멸공' 표현까지 재소환되면서, 이번 논란은 정치적 의미를 덧입은 채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처럼 브랜드가 특정 정치 성향의 '성지'로 인식되기 시작하면, 다수 소비자의 거부감이 커지면 브랜드 이탈에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커피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소비되던 스타벅스가 극우 진영이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확인하는 장소가 되면서 스타벅스는 장기적으로는 협업과 채용,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스타벅스 '탱크 데이'가 쏘아올린 논란

이번 사태는 스타벅스가 기존 기획상품인 '탱크 텀블러' 세트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탱크 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하면서 불거졌다. 홍보 시점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과 맞물린 데다, 해당 문구들이 당시 계엄군의 탱크 투입과 전두환 신군부,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까지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이어진 것이다.

이후 스타벅스는 '탱크 데이'를 '탱크 텀블러 데이'로, '책상에 탁!'을 '작업 중 딱~'으로 수정했지만, 오히려 여론의 반발만 더 키웠다. 특히 논란 초기에 스타벅스 측은 문제의 문구가 내부 검수 과정에서 걸러지지 못한 배경으로 '젊은 실무진, 관리자' 중심의 운영과 미숙함 등을 언급한 취지의 해명을 내놔 공분을 더욱 샀다. 결국 스타벅스는 문제의 게시물을 삭제하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신세계는 부적절한 마케팅을 진행했다고 인정하며 스타벅스코리아를 운영하는 SCK컴퍼니의 손정현 대표는 해임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이튿날 급하게 대국민 사과문을 냈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스타벅스코리아 부사장이 5·18기념재단 등에 직접 사과 의사를 전달하려 했지만, 재단 측이 이를 거절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스타벅스 옹호 댓글로 비판받은 국힘 충북도당, 결국 SNS 계정 관리자 탓? 

스타벅스 '극우의 성지'로 떠오른다 : 5·18 탱크데이 논란에 내일 스벅 들러야지
국민의힘 충북도당이 19일 스레드 계정에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논란을 일으킨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 데이' 이벤트에 동조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국민의힘 충북도당 스레드 계정

정치권에서도 파장은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최근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개헌안 표결에 불참해 비판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충북도당은 20일 새벽 "내일 스타벅스 들렀다가 출근해야지"라는 글을 올렸고, 김선민 국민의힘 거제시장 후보 역시 "가서 샌드위치 먹어야징"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에 충북도당은 대댓글로 "내일 아침은 샌드위치당"이라고 적으며 맞장구쳤다. 

비판이 거세지자 충북도당은 게시물을 삭제하고 "역사적 의미와 희생자 및 유공자들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명백한 잘못"이라며 사과했다. 김선민 거제시장 후보 역시 같은 날 사과문을 통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문제의 댓글은 캠프에서 스레드 홍보를 돕던 자원봉사자가 별도 계정으로 남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충북도당 스레드 계정에는 "오피셜 mz관리자"라는 설명이 달려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와 국민의힘 충북도당 모두 논란 이후 각각 '젊은 관리자', '자원봉사자' 등을 언급하며 선 긋기에 나섰지만, 오히려 시민들의 공분만 키웠다는 반응도 나온다.

스타벅스 '극우의 성지'로 떠오른다 : 5·18 탱크데이 논란에 내일 스벅 들러야지
극우 성향의 모임인 '애국대학'이 19일 소셜미디어 스레드에 스타벅스 사주기 운동 포스터를 올렸다. ⓒ애국대학 스레드 계정

5·18민주화운동은 그동안에도 정치적 논쟁과 왜곡의 대상이 돼왔으며, 그때마다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고통 역시 반복돼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5·18 민주화운동 46주년을 맞은 지난 16일 광주 금남로에서는 민주평화대행진과 옛 전남도청 앞 '민족민주화대성회' 재현 행사가 열리며 추모 분위기가 이어졌다. 같은 날 같은 공간에서는 일부 극우 단체들이 '윤 어게인(윤석열 전 대통령 복귀 운동)' 집회를 열고 "우리가 윤석열이다"라고 적힌 깃발과 함께 구호를 외치면서 현장에는 팽팽한 긴장감도 감돌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스타벅스 '탱크 데이' 논란까지 겹치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조롱하거나 오히려 스타벅스 소비를 인증하는 게시물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온라인에서는 불매운동과 사주기 운동이 맞붙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행위가 극우진영에게 시위 행위와 정체성 확인의 기회가 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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