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고향인 경상북도 안동시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여섯 번째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이며 다카이치 총리와는 세 번째 만남이다.
이재명 대통령(왼쪽)이 19일 경북 안동시 정상회담장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다카이치 일본 총리는 19일 오후 대구공항에서 김지아 외교부 2차관의 영접을 받으며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했다.
이 대통령은 안동으로 이동해온 다카이치 총리를 정상회담장 앞에서 직접 맞이했고, 두 정상은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주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시골 소도시까지 오느라 고생이 너무 많았다"며 "어젯밤부터 총리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환영 인사를 건넸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을 향해 활짝 웃으며 연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일 정상의 복장도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하늘색 넥타이를, 다카이치 총리는 하늘색 정장 재킷을 착용해 색감을 맞춘 모습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셔틀 외교(양국 정상이 상대국을 번갈아 방문하며 정기적으로 회담하는 외교 방식)라는 특별한 의미를 담아 친근한 느낌을 주는 색상을 선택했으며 존중과 신뢰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안보 협력, 한일 안보 공조 강화, 경제협력, 과거사 현안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한일 정상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원유 수입 비중이 큰 양국 간 에너지 협력과 관련해 공동 발표문이 나올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공동 문서에 비상 상황 발생 시 원유와 석유제품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실을 예정이다.
또한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제산업성 간 '산업·통상 정책 대화체'도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왼쪽 두 번째)이 한일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8일 경북 안동시 안동구시장에서 시민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에 안동은 올해 1월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현을 방문한 데 대한 화답 차원에서 정상회담 장소로 정해졌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전날인 18일 경북 안동시 안동구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의 환영을 받기도 했다. 안동 주민들은 대통령과 일본 총리가 함께 안동을 찾는다는 소식에 들뜨고 설렌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별도로 한국과 일본 두 정상이 4개월 만에 다시 만난 데는 14일 미중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다시 부각된 대만 문제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부터 '대만 유사시'를 명분으로 자위권 발동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언급해왔다. 그런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양안 문제에 '신경 끄라'는 식의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일본의 부담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일본 입장에서는 미국이 중국 쪽 경고를 받아들여 대만 문제에 거리를 둘 경우 자위권 발동 명분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동북아 외교 관계에서도 중국이라는 거대한 축과 등을 지게 되면서 국제적 외톨이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미중 정상 간 대만 문제가 주요하게 언급되자 마음이 급해진 다카이치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외교적 SOS(구조요청) 보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 미국의 행보에 일본에게 한일 관계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