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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앞두고 삼양식품의 불닭 IP(지적재산권) 글로벌 확장 전략도 한층 본격화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단일 IP의 한계를 넘기 위해 ‘불닭’을 단순 라면 브랜드가 아닌 하나의 고유 IP로 키우고, 그 확장 가능성을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시험하고 있다. 동시에 불닭 편중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라면 신제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신규 사업 축 육성에도 힘을 싣고 있다.

다만 삼양식품이 내세우는 ‘종합웰니스기업’으로의 전환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불닭을 소스·캐릭터·브랜드 세계관 등으로 확장하는 작업에는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지만, 라면 신제품과 건기식 등 신사업 축의 성장세는 아직 제한적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김정수 삼양식품 '불닭 이후' 신화도 써나갈까, 회장 내정과 함께 '단일 브랜드 의존' 리스크 해소 전략에 관심 쏠리는 중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오는 6월1일 회장으로 승진한다. ⓒ삼양라운드스퀘어

18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다음달 1일 회장 승진을 앞두며 글로벌 식품기업 체제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양식품 측은 이번 승진이 글로벌 사업 성장에 대응한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의 승진은 사실상 예정된 수순으로 관측된다. 김 부회장은 불닭볶음면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제품 기획과 마케팅, 글로벌 확장 전략을 주도하며 삼양식품의 체질 변화를 이끈 핵심 인물로 꼽힌다. 특히 우지파동 이후 침체됐던 삼양식품을 재건하고 해외 중심 성장 구조를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성과도 뚜렷하다. 김 부회장이 부회장에 오른 2021년 6420억 원 수준이던 삼양식품 매출은 2025년 2조3517억 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0%에서 22%로 상승했다. 

해외 사업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해외 매출은 2016년 930억 원에서 지난해 1조8838억 원으로 약 20배 늘었고,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도 26%에서 70%를 넘어섰다. 사실상 해외 시장이 삼양식품 성장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생산능력 확대도 본격화하고 있다. 수출 전용 공장인 밀양공장은 지난해 7월 증설한 2공장 가동을 시작한 이후 가동률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밀양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말 54.6%에서 올해 1분기 말 82.3%로 27.7%포인트 상승했다.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불닭면류 생산능력은 2공장 증설 전 20.8억 개에서 약 28억 개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생산기지 확대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1월 사이 준공 예정인 중국 신 공장은 6개에서 8개 라인으로 당초 계획보다 규모를 키워 증설이 추진되고 있다. 생산능력은 연간 8억2천만 개에서 11억3천만 개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파악된다. 

영국에도 별도 판매 법인을 설립했다. 영국법인은 삼양식품의 손자회사, 유럽법인의 자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 1월부터 본격 영업을 개시한 상태다. 

글로벌 IP 보호 작업도 강화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Buldak)’ 상표권은 최근 지식재산처의 출원공고 결정을 받았고 오는 6월 최종 등록을 앞두고 있다. 

다만 이러한 글로벌 성장 속도에 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아직 초기 단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144억 원 가운데 면·스낵 사업 매출은 6539억 원으로 전체의 91.6%를 차지했다. 반면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소스·조미소재 부문 매출 비중은 2.9%(206억 원), 뉴트리션 사업은 0.1%(7억 원)에 그쳤다. 냉동사업 비중 역시 2.1%(149억 원) 수준이다.

그나마 소스 사업은 불닭 IP 확장 전략 가운데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분야로 꼽힌다. 소스·조미소재 사업 매출은 2024년 405억 원대에서 2025년 687억 원 수준으로 69% 증가하며 전체 사업부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삼양식품 측도 불닭소스의 해외 판매 확대와 신규 유통채널 입점, 패키지 리뉴얼 효과 등을 주요 성장 요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같은 기간 면·스낵 매출은 1조5500억 원에서 2조1073억 원으로 5500억 원 이상 늘어나, 전체 사업 성장은 여전히 불닭볶음면 중심의 면 사업이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속도가 해외시장 중심의 성장 전환 속도를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업계에서는 연매출 2조 원을 넘어선 글로벌 식품기업 가운데 특정 단일 브랜드 의존도가 이처럼 높은 사례는 드물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제품군과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자연스럽게 다변화되는 구조를 띠는데, 삼양식품은 해외 성장세 대부분이 사실상 불닭 브랜드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불닭 브랜드의 강력한 흥행이 곧 회사의 최대 경쟁력이지만 동시에 가장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유사 제품 경쟁이 심화되거나 매운맛 트렌드 변화가 나타날 경우 실적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실제 김 부회장 역시 최근 ‘한국인베스트먼트위크’에서 “트렌드 사이클 변화와 유사 제품의 시장 잠식이 가장 경계하는 시나리오”라고 언급하며 불닭 의존 구조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낸 바 있다.

결과적으로 김 회장 체제에서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여전히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불닭 IP의 글로벌 흥행을 얼마나 오래 이어갈 수 있을지, 또 이를 넘어설 새로운 성장 축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삼양식품의 기업 가치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양식품도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고 불닭 IP 자체의 외연 확장과 신규 카테고리 육성에 동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2014년부터 불닭볶음면 패키지에 활용해 온 대표 캐릭터 ‘호치’를 신규 캐릭터 ‘페포’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모방 제품이 늘어난 데다, 불닭 브랜드를 라이프스타일·콘텐츠형 IP로 확장할 필요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양라운드스퀘어 자회사 삼양애니가 제작한 페포는 글로벌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불닭 세계관 확장의 핵심 축으로 육성되고 있다.

불닭 외 차세대 제품군 육성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삼양식품은 최근 일본에서 열린 K팝 콘서트 ‘KCON 2026’에서 체험형 부스를 운영하며 ‘불닭볶음면’뿐 아니라 ‘맵(MEP)’ 제품을 활용한 특별 세트를 판매하고 SNS 참여형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난 3월 중국 최대 식품 박람회에서도 불닭 시리즈 외에 짜장라면 ‘쟈장러’, ‘맵탱’ 냉비빔면, 단백질 콘셉트를 강화한 제품군 등을 선보이며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최근에는 불닭 시리즈의 오리지널·까르보·치즈 맛을 적용한 곤약칩까지 출시하며 스낵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건강·웰니스 분야로의 확장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삼양식품은 최근 프로틴파스타 브랜드 ‘탱글’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일본에서 먼저 출시돼 호응을 얻은 ‘탱글 갈릭쉬림프 프로틴파스타’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고, ‘바질토마토 프로틴파스타’ 역시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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