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약 30분간 전화통화를 했다. 19일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경북 안동에서 정상회담도 진행하다. 이란전쟁을 비롯해 외교 현안이 급박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한미·한일 정상외교의 고삐를 죄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이와 같은 외교 행보를 두고 6·3 지방선거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정치권의 관심도 모이고 있다. 중도와 보수층의 표심이 이탈하는 현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이 대통령은 18일 새벽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던 사실을 직접 알리며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진행했던 한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회담의 결과물인 한미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 밝혔다.
이와 별도로 이 대통령은 19~20일 경북 안동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경북 안동은 이 대통령의 고향이지만, 보수세가 강한 대구·경북(TK)의 한 가운데 있다.
이번 회담은 지난 1월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 나라현에 초대받은 것에 대한 답례로 청와대는 다카이치 총리를 국빈 방한에 준하는 예우로 맞이할 것이라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외교 일정이 국정 수행 지지도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면, 지방선거를 보름여 앞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방선거는 통상 현 정부에 힘을 실어줄지, 야당에 힘을 실어 정부를 견제할지를 가르는 선거로 작용해 왔다. 정권에 대한 민심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바로미터인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긍정적 외교 행보도 선거 국면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최근 대통령 지지율과 정당 지지도 추세를 살펴보면 이 대통령의 외교 행보가 민주당에 긍정적 변수로 작용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67%로 집계돼 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긍정 평가 이유 1위로는 '외교 능력'이 19%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재명 대통령(오른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올해 1월14일 일본 나라현의 문화유적지인 호류지(법륭사)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목할 점은 중도층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73%에 달했다는 것이다.
5월11~15일 유권자 2506명을 대상으로 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60.5%를 기록하며 3주 만에 하락세를 끊고 반등했다. 이 결과는 부정 평가인 35.1%보다 약 25%포인트 높은 수치다.
반면 민주당은 소폭이지만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5월14~15일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5월 첫째주보다 3.9%포인트 하락한 45.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2.6%포인트 상승해 33.5%로 집계된 국민의힘과 엇갈린 행보를 보인다.
이를 두고 6·3 지방선거에서 대세론을 바탕으로 전국적 승리를 자신하던 민주당의 흐름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국민의힘은 기존에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와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의 우세가 점쳐졌던 영남권을 중심으로 다시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구에서 기존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서던 김부겸 후보의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한국 갤럽이 5월9~10일 대구 거주 성인 8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김부겸 후보는 44%, 추경호 후보는 41%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민주당은 정청래 대표를 중심으로 현장 민심 행보를 강화하고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핵심 과제로 꼽히는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 문제와 보수 결집 저지에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주취 폭행 논란까지 겹치며 양당 모두 핵심 승부처로 꼽는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정 후보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약 5.1%포인트 차이의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선거 승부처에서 기존의 낙승 전망과는 다른 흐름이 감지된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19일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성과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의 강점으로 꼽히는 유능한 국정 운영 능력이 이번 외교 무대에서도 부각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로 한미 공조 의지를 확인한 데 이어, 이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에서 보여줄 외교 행보와 양국 간 협의 결과는 민주당 이탈 조짐을 보이는 보수층 표심을 붙잡는 변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