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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핵시설 발언’을 안보 자해 행위로 규정하며 사퇴 공세를 퍼붓고 있지만 정작 장동혁 대표의 방미 성과 부풀리기 의혹이 터지면서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국힘 장동혁 엑스맨 역할 고도화 중 : 미국 '차관 비서실장'과 '고위급 회담'으로 '정동영 쟁점화'에 찬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의 내용과 현안 브리핑을 마친 뒤 이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정 장관 사퇴 요구 명분으로 '한미동맹 강화'를 내세웠는데 장 대표가 미국 체류 일정을 연장하면서까지 만났던 인사가 '차관보'가 아닌 '차관 비서실장'이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공세에 힘을 얻기 어렵게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방미 기간 귀국 일정까지 연장하며 만난 인사가 미국 국무부의 ‘차관보’가 아닌 실무진인 ‘차관 비서실장’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JTBC는 미국 국무부에 메일을 보내 확인한 결과 "한국 측 방문단의 요청에 따라 장동혁 대표단이 공공외교 차관 비서실장인 게빈 왁스와 면담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23일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인 사라 로저스의 비서실장이 장 대표 측과 면담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지난 19일 국회 기자단에 제공한 '장 대표 방미 일정 사진'이 담긴 구글 드라이브 자료에는 이른바 '뒤통수만 찍힌 미스터리한 사진'이 있었는데 파일명이 '20260416_국무부 차관보 면담'이었다.

비서실장은 정책 결정권자가 아닌 실무를 보좌하는 직책으로 제1야당 대표가 귀국까지 미뤄가며 만날 '급'의 인사인지 의구심이 든다는 시선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JTBC 보도로 논란이 일자 "장동혁 대표가 방미 기간 중 미 국무부에 두 차례 방문해 '차관보급' 인사와 회동한 것은 사실"이라며 "미 정부 측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신원 확인은 어렵다"고 공지했다. '차관보'가 아닌 '차관보급'이라고 정정한 것이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24일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마치 거물급을 만난 것처럼 과대포장을 한 거 아닌가"라며 "거의 대국민 사기급"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외통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건 의원도 같은 날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차관 비서실장이 제1야당 대표와 마주 앉아 한미 현안을 논의할 만한 급의 인사는 아니지 않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한미 동맹 파탄'으로 몰아세우던 국민의힘의 안보 공세는 장 대표 '외교 성과 조작' 의혹으로 설득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 장관이 지난 6일 국회 외통위에서 "지금 (북한) 영변과 구성, 강선에 있는 (핵) 농축시설"이라고 발언했는데 민감한 정보를 공개하면서 한미 정보당국 간의 신뢰를 훼손했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장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정 장관을 계속 지키려고 한다면 동맹 균열은 더 커질 것"이라며 정동영 통일부 장관 해임건의안 추진 방침을 재확인했고 국민의힘은 국회 의안과에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

국힘 장동혁 엑스맨 역할 고도화 중 : 미국 '차관 비서실장'과 '고위급 회담'으로 '정동영 쟁점화'에 찬물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박충권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이 24일 국회 의안과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정 장관과 민주당은 2016년에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보고서에서 북한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데다 정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도 발언한 바 있다며 기밀 유출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동맹을 앞세워 국민을 기만한 것은 오히려 장동혁 대표가 아니냐는 비판적 시선이 늘어나면 국민의힘의 목소리는 힘을 잃게 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 장관의 구성 관련 발언 내용은 이미 2016년 언론보도까지 됐던 일로 기밀사항이 아니라는 게 확인됐다"며 "당 대표의 미국 방문 성과 부풀리기 비판을 받고 있는 국민의힘이 한미동맹을 위해 정 장관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터무니 없다"고 일축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의 정동영 장관 해임건의안 추진을 두고 "(정 장관 발언이) 여야간 대결 소재로 증폭되고 있어서 우려된다”며 "(한미) 동맹을 관리하려면 정치 쟁점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장 대표가 귀국해 방미 성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민의힘이 정 장관을 향한 공세를 강화하기 시작한 시기에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도는 별다른 상승세를 보이지 않았다. 국민의힘의 한미동맹과 안보 공세가 여론의 반향을 얻고 있지 못하다는 방증으로 여겨진다.

NBS가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도는 15%로 국민의힘이란 당명을 쓴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한국갤럽이 21일부터 23일까지 조사해 24일에 발표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1주 전 조사(19%)와 비슷했다.

기사에 인용된 NBS 여론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0일부터 2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한국갤럽 조사는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통신3사 제공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전화면접(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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