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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란전쟁이 끝났지만 에너지 위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지구 차원의 탄소 규제는 강화될 일만 남았다. 대한민국 제조업은 '생존'이란 화두를 놓을 수 없다. '한국형 녹색 대전환(K-GX)'은 생존을 위한 목숨줄이다. 그러나 제도는 미흡하고, 관심은 부족하다. 허프포스트코리아가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공동 개최하는 '2026 기후경쟁력포럼’을 앞두고, 녹색 전환을 위한 전략과 과제를 짚어본다. 

[2026 기후경쟁력포럼] 에너지 위기는 산업 생존의 문제 : 한국 녹색 대전환 'K-GX' 통해 새 성장동력 만든다
한국 녹색 대전환(K-GX)이 중요한 이유는 기후문제가 탄소감축을 넘어 산업 생존전략의 핵심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AI 이미지.

이란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한국 주력 제조업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탄소감축을 성장기회로 전환하는 '한국형 녹색 대전환(K-GX)' 전략을 통해 새로운 산업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K-GX의 근간이 될 탄소중립산업법안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고, 관련 법안들의 설계미비와 관련부처 사이 권한 조율 문제가 나타나고 있어 '마지막 골든타임'을 허비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K-GX, 탄소감축을 넘어 '산업생존 전략'으로

[2026 기후경쟁력포럼] 에너지 위기는 산업 생존의 문제 : 한국 녹색 대전환 'K-GX' 통해 새 성장동력 만든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5일 서울 잠원한강공원에서 열린 2026 환경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 위기는 이미 추상적 환경의제가 아닌 우리 산업생존의 문제로 다가와 있다. 유럽연합을 비롯한 선진국가들이 탄소감축을 주제로 글로벌 무역장벽을 쌓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탄소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생산된 고탄소 제품을 EU 역내로 수입할 때 철강·알루미늄·시멘트 등 6대 품목을 우선 대상으로 역내 기업과 동일한 수준의 탄소 비용을 부과하는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꼽을 수 있다. 

이 제도는 2023년 5월 최종 입법화돼 2026년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EU 배출권거래제(ETS) 전 분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어서,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제조업에는 직접적인 무역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집약적 제조업 중심의 수출구조를 지닌 한국으로서는 녹색전환 자체가 수출경쟁력 유지의 핵심조건이 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2026년 1월2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재정경제부,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와 산업계가 참여하는 민관합동 K-GX 추진단을 공식 출범시켰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출범식에서 "K-GX 전략의 목적은 탄소 감축을 위한 녹색전환과 함께 우리 기업의 국내 투자를 이끌어내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K-GX 전략은 △에너지 전환 △산업 전환 △시스템 전환의 3대 축으로 구성된다. 

구체적 실행 의제로는 △경쟁력 있는 무탄소 전력 대전환 △철강 중심 주력 제조업의 탈탄소 전환 가속화 △단계별 수소 공급 포트폴리오 구축 △지역 균형 발전과 연계한 녹색전환 △민간 중심 시장 생태계 구축의 5대 우선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한국 산업계도 녹색전환 전략에 대한 정부 정책에 호응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26년 1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녹색전환 전략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회원사 비중이 72%에 달했다.

다만 정부는 애초 2026년 상반기 안으로 K-GX 세부시행안을 발표하기로 했지만 협의사항이 많아지면서 발표 시점이 하반기로 미뤄진 것은 우려사항으로 꼽힌다.

 

탄소중립산업법 표류와 제도 설계 허점, '골든타임' 낭비 우려

[2026 기후경쟁력포럼] 에너지 위기는 산업 생존의 문제 : 한국 녹색 대전환 'K-GX' 통해 새 성장동력 만든다
'탄소중립산업 육성 및 기업의 탈탄소 전환 촉진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을 2026년 3월 발의한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 연합뉴스

글로벌 주요 나라들은 이미 강력한 입법 기반 위에 탄소중립 산업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청정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수소 분야에서 세액공제와 보조금을 도입한 바 있고, 유럽연합은 탄소중립산업법(NZIA)을 통해 탄소중립 기술의 제조역량과 공급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도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 추진법을 통해 탄소발생을 줄이기 위한 법적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탄소중립산업 육성 및 기업의 탈탄소 전환 촉진에 관한 특별조치법안(탄소중립산업법안)'이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도로 2026년 3월 발의됐으나,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된 채 본격 심사가 시작되지 않고 있다.

탄소중립산업법안은 탄소중립 전문기업과 온실가스 배출기업을 지원대상으로 삼아, 보조금과 융자, 세제감면을 제공하고, 정부가 기업의 저탄소 공정전환비용을 최대 15년간 보전하는 '탄소차액계약제도' 도입의 근거를 담고 있다.

기업의 탈탄소 투자위험을 정부가 나눠 부담하는 실효성 있는 제도지만, 장기적으로 재정지출이 이뤄질 가능성 때문에 재정당국의 신중한 검토가 입법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인허가 신속처리와 규제개선 특례조항도 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 권한조정문제를 둘러싸고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법안 설계 자체의 미비함도 전문가들의 핵심 지적 사항이다. 

기후 싱크탱크 '넥스트'는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 'K-GX 전략 입법은 준비되었는가'에서 탄소중립산업법안과 '환경친화적 산업구조로의 전환촉진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그린전환법)'이 지원 대상과 재원에서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법안 모두 철강·석유화학 등 배출권 할당 대상업체를 지원 대상으로 포섭할 수 있고, 기후대응기금을 주요 재원으로 활용하는 구조임에도 우선순위 규정이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고은 넥스트 부대표는 최근 K-GX 관련 세미나에서 "지금은 청정 제조업 전환의 결정적 골든타임"이라며 "새로운 청정 제조업을 육성하려면 구체적 실행 경로와 실효성 있는 투자 유인 구조를 마련해 우리 산업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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