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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시계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임기 만료를 다섯달 앞두고 KB금융지주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조기 가동됐으며, 숏리스트 선정(6명) 역시 2주 앞으로 다가와있다. 

연임 심사를 앞두고 있는 양 회장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밸류업’이다. KB금융지주 주가는 설립 이후 사상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양 회장이 펼치는 강력한 주주환원책이 그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그러고 이러한 KB금융지주 밸류업의 한복판에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의 영향력이 양 회장 연임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KB금융지주 양종희 연임의 최고 무기는 '밸류업' : 80% 외국인 주주가 성패 가른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양 회장의 가장 큰 연임 무기는 바로 '밸류업 성과'다. ⓒ허프포스트코리아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다른 경쟁 금융지주들을 압도하는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이들에게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ISS, 글래스루이스 등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사가 사실상 양 회장의 연임을 결정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 숫자가 만든 연임 명분, 외국인 지분율 80%의 일등 공신은 밸류업

양종희 회장이 취임한 2023년 11월21일 KB금융 주가는 5만4100원이었다. 그리고 2026년 6월16일 장중, KB금융지주 주가는 창립 이후 최고가인 18만2700원을 기록했다.

KB금융지주 시가총액은 올해 2월11일 금융지주 최초로 60조 원을 넘어섰고, 같은 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금융지주 최초로 1배에 도달했다. 

주주환원 지표 역시 경쟁사들을 앞서고 있다. 2025년 KB금융지주의 총주주환원율은 52.4%로 신한(50.2%)·하나(46.8%)·우리(36.6%)를 웃돌았다. 2024년 39.8%에서 1년 만에 12.6%포인트 오른 것이다. 

이 성과의 직접적 결과물이 바로 외국인 지분율이다.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6월15일 사상 처음으로 80.01%를 넘어섰고, 16일에는 80.04%까지 올랐다. 주주 5명 중 4명이 외국인 주주인 셈이다. 2008년 지주사 출범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16일 장 종료 이후 기준 KB금융지주를 제외한 다른 4대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하나금융 68.29%, 신한금융 61.62%, 우리금융 45.19%라는 것을 살피면, KB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나머지 세 곳의 평균(약 58%)을 한참 웃돈다. 

주가 상승이 외국인 투자금 유입의 계기라면, 자사주 소각은 지분율 상승의 기술적 계기다. KB금융은 1월 6600억 원어치를 포함해 올해 약 3조5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발행주식총수가 줄면 분모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외국인 지분율도 올라가게 됐다.

◆ 양종희 연임 최대 관건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신한 우리에서 이미 증명됐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다는 것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회사 경영, 특히 양 회장의 연임 문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세계 의결권 자문 시장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기관투자자가 별도 지시를 하지 않으면 ISS 권고대로 자동 투표(auto-voting)되는 구조가 이미 일반적으로 적용돼있다. 80%라는 외국인 지분율에 이런 자동 투표 관행이 결합되면, 자문사 권고는 의결 결과를 가늠하는 주요 변수가 된다.

이러한 양상은 이미 올해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임 과정에서 확인됐다.

진옥동 회장은 3월26일 열린 신한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 찬성률 87.99%로 연임에 성공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9.15%)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소수의견에 그쳤고, 약 60%에 달하는 외국인 표심이 결과를 좌우했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띈 것이 바로 ISS의 태도 변화가 눈에 띄었다. ISS는 2020년 조용병 전 회장 연임에 반대한 데 이어 2021년부터 신한금융지주의 이사회 구성 안건에 매년 반대를 권고해 왔지만, 올해는 진 회장 사내이사 선임을 포함한 전 안건에 찬성했다. 글래스루이스도 같은 입장이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비슷했다.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모두 찬성한 가운데, 3월 23일 주총에서 발행주식총수의 79.4%가 참석해 99.3%의 찬성률로 연임이 가결됐다.

두 사례에서 ISS가 제시한 찬성 근거는 대체로 일치했다. 반대를 권고할 만한 법적·도덕적 결격 사유가 없고, 주주환원과 지배구조 개선 성과가 인정된다는 것이었다. 양 회장의 52.4% 총주주환원율과 사상 최대 실적은 이 기준에 비교적 부합하는 조건으로 볼 수 있다.

KB금융지주는 신한금융지주나 우리금융지주보다 외국인 주주들의 비중이 훨씬 높다는 것을 살피면 의결권자문사의 무게감은 더욱 커진다. 외국인 비중이 각각 60%, 47% 수준이던 신한·우리에서도 자문사 권고가 의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는데, KB금융은 외국인이 주주의 5분의 4를 차지한다. 그만큼 ISS 권고가 주총 결과에 선행 지표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 정부의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의지가 마지막 변수    

정부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재임에 부정적 신호를 거듭 보내왔다는 것이 마지막 남아있는 변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업무보고에서 “부패한 이너서클” 문제를 지적했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연임 욕구가 과도하게 작동되는 것이 문제”라고 언급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금융지주 회장 연임 관련 제도 개선안의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연임을 1회로 제한하는 방안, 연임의 주총 의결 방식을 기존 일반결의에서 특별결의로 바꾸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양 회장은 아직 연임한 적이 없어 실제로 연임 횟수 제한 방안이 시행되더라도 이번에는 직접 대상이 아니다.

또한 당국 개편안에 따라 회장 연임이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이 되더라도, 외국인 지분이 80%에 이르고 자동 투표 관행이 작동하는 KB금융에서는 자문사의 찬성 권고가 가결 요건 충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규제가 양 회장의 연임을 견제하더라도, 실제 의결 단계에서는 결국 글로벌 자문사의 판단에 맡기게 되는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KB금융지주 역시 연임과 관련된 정부의 태도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는 이번 회추위를 2023년 양종희 회장 선임 당시와 비교해 한 달 이상 앞당겨 시작했고, 이례적으로 회추위의 모든 절차와 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KB금융지주에 따르면 7월3일 1차 숏리스트(6명)와 8월 27일 2차 숏리스트(3명)를 거쳐 9월께 최종 후보가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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