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 일대에서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한 어묵 판매 차량이 '부정선거 박멸'이라는 문구와 함께 이승만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내걸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대표적인 부정선거로 평가받는 3·15 부정선거의 당사자로 꼽히는 이 전 대통령을 부정선거 반대 시위의 상징처럼 활용한 점을 두고 비판과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왼쪽), 포장마차에서 팔리는 꼬치어묵. ⓒ연합뉴스
16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해당 어묵차를 촬영한 사진과 영상이 확산됐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대형 태극기를 내건 푸드트럭 전면 전광판에 '부정선거 박멸 어묵', '제주도 OOOO가 쏩니다'라는 문구가 표시돼 있으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무료로 어묵을 제공하는 차량인 것으로 보인다.
차량 전면에는 태극기 전광판이 설치돼 있고, 측면에는 이 전 대통령의 대형 흑백 초상화가 걸려 있다. 초상화에는 "학생들이 왜 이렇게 됐어", "부정을 왜 해", "암! 부정을 보고 일어나지 않는 백성은 죽은 백성이지"라는 문구와 함께 '이승만 건국 대통령'이라는 표현이 적혀 있다.
그러나 온라인 반응은 차량 운영자의 의도와는 사뭇 달랐다. 댓글 창에는 "부정선거 시위에 부정선거의 상징을 내세우다니 아이러니하다", "사사오입 개헌과 3·15 부정선거를 모르는 건가", "부정선거로 하야한 대통령을 부정선거 반대의 상징으로 쓰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서울 잠실 일대에서 한 푸드트럭이 부정선거 반대 문구와 함께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진을 차량에 내걸었다는 목격담이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실제로 이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3·15 부정선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로 평가된다. 1960년 3월15일 실시된 제4대 대통령 선거와 제5대 부통령 선거는 대규모 선거 조작 의혹으로 인해 '3·15 부정선거'라는 이름으로 역사에 남았다.
당시 대통령 선거는 당시 자유당 후보였던 이 전 대통령과 조병옥 민주당 후보의 대결 구도로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조 후보가 선거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이 전 대통령이 사실상 단독 출마하게 됐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88.7%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문제는 부통령 선거였다. 이기붕 지유당 후보와 민주당 장면 후보가 맞붙은 선거 과정에서 이른바 '4할 사전투표', '3인조·5인조 공개투표', '투표함 바꿔치기' 등 조직적인 부정행위가 자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 결과 이기붕 후보는 유효투표의 79%를 얻어 당선됐지만, 선거 결과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전국적인 저항으로 번졌다.
결국 3·15 부정선거는 4·19 혁명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고, 학생과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독재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이는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와 이기붕 일가의 집단 사망, 나아가 제1공화국 붕괴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