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을 마친 뒤 최종 입장을 밝히겠다는 뜻을 보였다.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부산 북구갑 출마에 대한 입장 발표를 미루면서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하 수석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지 2주일이 넘었는데도 명확한 정리가 되지 않으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도 견해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19일 정치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순방에 동행하는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오는 25~26일쯤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 순방 일정은 19일부터 24일까지다.
하 수석은 지난 16일 MBC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워낙 중요하다 보니 순방을 다녀와서 정확하게 설명드리려 한다”며 “다음 주말(25~26일)이 지나면 (거취를) 말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하 수석의 출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점쳤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하 수석에게 “작업에 흔들리지 말라”는 발언을 하면서 ‘하정우 띄워주기’란 해석과 실제로 하 수석을 차출하려는 민주당 움직임에 부정적 견해를 내비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을 ‘하정우 띄워주기’로 보는 관점은 정치인으로서 하 수석의 전국적 인지도가 낮은데 대통령 언급을 통해 자연스럽게 주목도를 높이는 동시에 하 수석의 전문성과 중요성을 부각시킴으로써 정치적 체급을 높여주려는 의도로 본다. 즉, 하 수석의 출마를 염두에 둔 상태에서 민주당과 대통령 사이의 ‘약속대련’이라는 취지다.
친민주당 성향의 이동형 시사평론가는 최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만일 약속 대련이 아니면 이렇게 방송을 계속 잡고 하면 안 된다. 얼마나 낭비인가”라며 “(그러나) 약속 대련이라면 (지금의 하 수석 행보가) 가능하고 띄워주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핵심 참모를 선거판에 내보내는 것에 대해 실질적인 거부감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만만찮다. 실제 부산시장에 도전하면서 하 수석 출마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내 손을 떠난 일”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6일 MBC라디오 뉴스하이킥에서 “지금 부산 분위기가 나쁘지 않고 더군다나 그 지역은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가 나올 가능성이 높고 한동훈 후보가 나와서 보수가 분열됐다”라며 “굳이 대통령 참모까지 징발해서 박아야 할 정도로 위기는 아니지 않나”라고 하 수석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하 수석의 장고가 길어지자 민주당 내부에서도 피로감이 감지된다. 하 수석이 결단을 미루면서 이 대통령의 당무개입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야권에서는 하 수석이 출마를 ‘대통령 뜻’이라고 하거나 선택을 미루는 점 등을 두고 부산 북구갑 지역 발전에 진심인지 의심된다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부산 북구갑 출마를 공식화 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하정우 수석은 부산 북갑 선거에 나올지 말지에 대해 부산시민이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 지시나 민주당 허락을 받아야 하는 건가”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소속인 김용남 전 의원은 17일 YTN라디오 뉴스명당에서 하 수석이 입장 발표를 미룬 것을 두고 “대통령 순방 이후에 밝히겠다는 것은 그 무렵에 출마 선언을 한다로 다 해석하는 게 여의도 문법인데 시간을 너무 오래 끈 느낌”이라며 “본인이 내 고향 발전을 위해서 이른바 흔히 쓰는 표현으로 "뼈를 묻겠다"고 해도 믿어줄지 말지인데 누가 등 떠밀어서 나온 사람은 부산 북구 갑 주민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민주당이 하 수석의 부산 북구갑 출마를 강력히 요청한 배경에는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와 하 수석이 함께 선거에 나서 ‘부산의 미래 발전’과 ‘세대 교체’라는 선거 구도를 형성하려는 의도가 있는 만큼 여전히 하 수석 출마 요구가 높은 상황이다.
부산 북구갑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던 김두관 전 의원은 16일 “한동훈의 등장만으로 부산 선거가 한쪽으로 다시 쏠리는 모양새다. 이래서는 부울경 전체 승리라는 민주당의 역사를 다시 쓰기 어려워진다”며 “지역 민심은 하정우 수석이 아니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대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