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팬들에게 설레는 봄이 찾아왔다. 오는 28일 '2026 KBO(한국야구위원회) 프로야구 리그'가 화려한 막을 올린다. 10개 구단이 정면 승부에 돌입하는 가운데, 관중석의 열기를 책임질 구단 마스코트들의 응원전도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두산 베어스의 '망곰이'부터 LG 트윈스의 '먼작귀' 협업까지 캐릭터 대전이 예고돼 그라운드 위 승부 못지않은 굿즈 경쟁이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2026년 KBO 정규시즌은 오는 28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한다. 각 구단이 치열한 승부를 예고한 만큼, 경기장 팬들의 마음을 훔치는 마스코트 경쟁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두산베어스의 근본 캐릭터 '철웅이'와 천생곰분 '망곰이'
두산 베어스의 강철곰, '철웅이'는 모기업 두산중공업(현 에너빌리티)의 기계 이미지를 반영해 탄생한 로봇 곰이다. 등 뒤에는 승리를 상징하는 '브이(V)'를 달고 있다. 최근에는 협업 캐릭터 '망곰이(망그러진곰)'의 인기에 다소 밀리는 모습도 보이지만, 여전히 두산의 근본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다.
이른바 곰과 곰의 만남, '천생곰분'으로 불리는 '망곰이'는 두산과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째 장기 계약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나만 없어 망곰이ㅠㅠ"라고 할 정도로 망곰이 굿즈는 매년 인기가 많다. 두산은 특정 경기를 '망곰베어스 데이'로 지정해 시구를 진행하거나 한정판 굿즈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망곰이는 팀이 패배한 날 팬들 사이에서 위로의 상징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LG 트윈스의 쌍둥이 로봇 '럭키'와 '스타'
LG 트윈스의 '럭키'와 '스타'는 LG의 옛 명칭인 럭키금성에서 이름을 따온 쌍둥이 로봇 캐릭터다. 형인 럭키는 창단 연도인 1990년을 상징하는 등번호 90을 달고 타자를 맡고 있으며, 동생 스타는 1994년 우승을 상징하는 94번을 달고 투수 역할을 한다. 이 둘은 닮은 꼴이지만 스타의 왼쪽 볼에 있는 별 무늬로 구분할 수 있다. 모자를 벗기면 귀여운 두상이 나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LG는 올해 인기 캐릭터 '먼작귀(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 치이카와)'와 협업을 예고했다. 팬들은 "감다살(감 다 살았다)", "나 거지 만들려고 작정했다" 등의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SSG 랜더스의 근육 강아지 '랜디'
SSG 랜더스의 '랜디'는 이탈리아산 대형견 카네코르소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다. 등번호 00은 팀의 새로운 시작과 무한한 가능성을 상징한다. 충성심 강한 개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팬들에게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우리 개'라고 불리는 랜디는 특유의 인싸력으로 경기장에서 다른 마스코트들과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특히 랜디는 머리와 몸통이 분리되는 구조를 활용한 기이한 '몸통 분리쇼'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키움 히어로즈의 3인방 '턱돌이', '동글이', '돔돔이'
키움 히어로즈는 '턱돌이', '동글이', '돔돔이' 3인방으로 구성돼 있다. 2008년 창단과 함께 등장한 턱돌이는 돌출된 턱이 매력포인트다. 특히 턱돌이는 못생겼는데 자꾸 보게 되는 매력이 있고, 가만히 서있어서도 존재 자체가 콘텐츠가 되는 전통있는 캐릭터다. 동글이는 2015년 합류한 여성 캐릭터다. 돔돔이는 홈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을 모티브로 탄생한 로봇 캐릭터다.
kt 위즈의 털복숭이 '빅'과 '또리'
kt 위즈의 '빅'과 '또리'는 수원 화성 벽 속에 살던 작은 두 마리 괴물이 마법의 힘을 얻어 현재의 모습이 됐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이름은 '빅토리(victory, 승리)'에서 따왔으며, 빅은 공격과 파워를 또리는 수비와 기동력을 상징한다. 전신이 털로 덮인 외형이 특징인 또리는 쏟아져 나오는 물로 자신의 이빨 두 개를 손으로 쓱싹 닦는 장면으로도 유명하다.
kt 위즈는 어린이 팬들을 위해 '빅또리 회원권'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6년 시즌에도 선착순 1만 명을 모집한다. 매년 빠르게 마감될 만큼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KIA 타이거즈의 무등산 호랑이 '호걸이', '호연이', '하랑이'
KIA 타이거즈의 '호걸이', '호연이', '하랑이'는 광주 무등산을 배경으로 한 호랑이 캐릭터다. 호걸이는 용맹한 수컷 호랑이로, 경기장의 응원을 주도하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 응원단상에서 선보이는 댄스 퍼포먼스로 주목받고 있으며, 떼었다 붙일 수 있는 '눈알쇼'도 인기가 높다. 경기장을 찾으면 5층 복도나 외부 광장에서 호걸이와 직접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삼성 라이온즈의 아이돌 '블레오 패밀리'
삼성 라이온즈의 '블레오 패밀리'는 사자 가족 콘셉트의 마스코트다. 삼성의 상징색 파랑색, 블루와 사자를 뜻하는 레오를 결합한 이름으로, 아빠 사자 블레오, 엄마 핑크 레오, 아들 레오, 딸 레니로 구성돼 있다. 블레오의 그라운드 위 덤블링 퍼포먼스는 유명하다. 이들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의 아이돌로, 일요일 낮 경기나 패밀리 데이에 특별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롯데 자이언츠의 갈매기 가족 '누리', '피니', '아라'
롯데 자이언츠의 '누리', '피니', '아라'는 부산 사직야구장을 지켜온 갈매기 캐릭터다. 최근에는 막내 '원지'가 합류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활동량이 많은 누리는 인형 탈이 자주 더러워져 팬들 사이에서 "제발 좀 씻자"는 애정 어린 농담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원지는 롯데 팬인 '롯린이' 출신으로, 2023시즌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됐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롯데는 인기 캐릭터 '에스더버니'와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
NC 다이노스의 공룡 '단디'와 '쎄리'
NC 다이노스의 '단디'와 '쎄리'는 공룡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로, 경상남도 창원을 연고로 한 팀 특성을 반영해 이름에 사투리가 녹아 있다. '단디하고 쎄리라(제대로 세게 쳐라)'에서 따온 이름이다. 단디는 티라노사우루스를 모티브로 한 파란색 육식 공룡이며 KBO 마스코트 중에서도 손꼽히는 춤꾼이다. 쎄리는 브라키오사우루스를 모티브로 한 초식 공룡이다.
같은 공룡 캐릭터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크롱이 명예 마스코트로 활동하기도 하며, '최강 공룡'을 가릴 정도로 NC는 공룡 콘셉트에 진심인 모습을 보여준다.
한화 이글스의 '위니', '비니', '수리'는 독수리 가족 캐릭터다. 아기 독수리 수리는 2016년 태어나 알을 깨고 나오며 처음 본 야구공을 엄마로 착각해 따라다닌다는 귀여운 설정을 갖고 있다. 매년 4월 13일 생일을 맞아 홈구장에서 생일 이벤트가 열리며, 다양한 마스코트와 함께하는 축하 행사로 팬들과 소통한다. 한화는 2025년부터 대전의 상징 '꿈돌이'와 함께 'Hello Dreamers!'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각 구단 마스코트들이 개성과 스토리로 팬들과 소통하는 가운데, 그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존재한다. 바로 탈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존재다. 시야는 제한적이고 무게는 상당한 데다 통풍도 원활하지 않아 특히 여름철에는 탈진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장시간 그라운드와 관중석을 오가며 팬들과 호흡하고 경기장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다.
마스코트는 단순한 인형을 넘어 경기 흐름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를 소화하고 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야구장을 하나의 축제 공간으로 만들어낸다. 비록 캐릭터가 조명받지만 그 안에서 움직이는 이들의 노력은 팬들에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는다. 마스코트는 프로야구 리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숨은 주역이다.
이처럼 그라운드 위 시속 150km의 강속구와 시원한 홈런은 물론, 땀 흘리며 펼치는 마스코트들의 귀여운 경쟁까지 더해진 2026 KBO 리그는 또 하나의 볼거리를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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