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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전면 폐지를 촉구하는 여성원로 100인 공동선언
'낙태죄' 전면 폐지를 촉구하는 여성원로 100인 공동선언 ⓒ한국여성민우회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를 위한 국제행동의 날’을 맞아 사회 각계 각층 여성 100인이 ‘낙태죄’ 전면 폐지를 촉구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9월 28일 빌표된 선언문에는 2005년 호주제 폐지를 주도한 활동가 및 성평등 사회를 지향하는 문화예술인, 법학자, 의사, 정치인 등 다양한 분야의 여성 100인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지만 정부가 대체 입법을 미적거리는 가운데, 과거 호주제처럼 ‘낙태죄’ 또한 여성을 억압하고 차별하는 상징적인 제도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번 선언에는 호주제 폐지 당시 여성부 장관이었던 지은희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한국 최초 여성 대법관을 지낸 김영란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영미·노혜경 시인, 유지나 영화평론가이자 동국대 교수 등 각계 여성들이 참여했다.  

이날을 기준으로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관련법 개정 시한은 불과 세 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4월11일, 헌법재판소는 형법 ‘낙태죄’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올해 12월 31일을 대안 입법 시한으로 정했지만, 정부는 ‘낙태죄’를 형법에 그대로 남겨두고 특정 임신 주수에 대해서만 임신중지를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낙태죄’ 전면 폐지를 촉구하는 여성 100인 측은 ”정부의 이같은 행태는 수많은 여성들이 용기 있는 행동으로 이끌어낸 헌법불합치 결정의 의미를 축소·왜곡하는 것이고, 특히 그동안 실질적으로 사문화되었던 낙태죄를 오히려 부활시킬 우려가 있는 등 여성인권에 대한 심각한 퇴행”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가는 66년 동안 형벌권을 작동하며 여성의 몸과 성을 통제하고 관리하며 필요에 따라 인구를 조절해왔고, 그 수단으로 ‘낙태죄’를 활용해왔다”며 ”이 법 때문에 여성들은 엄청난 억압과 차별을 당하고, 생명까지 잃었음에도 정부는 입법 대안 과정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는 전혀 듣지 않고, 여성에 대한 편견을 동원해 사실을 왜곡하는 일부 세력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며 밀실에서 입법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낙태죄' 전면 폐지를 촉구하는 여성원로 100인 공동선언
'낙태죄' 전면 폐지를 촉구하는 여성원로 100인 공동선언 ⓒ한국여성민우회

  

*그들의 사이다 ‘말,말,말’

 

■ 양현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태아의 생명을 존중한다면, 그 태아를 가장 깊이 사랑하는 여성의 결정을 가장 먼저 존중해야 한다. 임신을 중단하는 권리는 여성시민이 행사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 권리다.” 

 

 ■ 김현미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임신이나 출산 경험이 없는 남성 법조인이나 남성 관료가 임신중지를 범죄로 규정한다. 성(性)은 ‘관계’의 문제임에도 가부장제는 여성의 섹슈얼리티만 부도덕한 것으로 죄악시하며, 여성을 생명을 파괴하는 존재로 비난한다.”

 

 ■노혜경 시인 

“임신중지는 당사자가 육체적·정신적으로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 임신중지 결정은 결코 손쉽지 않다. 그 어려운 결정을 하려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이 많은 것을 걸고 결단하는 일을 범죄시한다면, 정부는 여성을 오로지 인구증가용 도구로 바라본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 없을 것이다.” 

   

*100인 공동선언문(전문)

  

“그 어떤 여성도 ‘낙태죄’로 처벌 받지 않도록”

임신중지를 ‘전면 비범죄화’ 하고 성과 재생산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변화는 두려운 것일 수 있지만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우리는 2005년 호주제를 폐지했습니다. 호주제 폐지에 대해 격렬한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기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많은 여성들이 호주제로 인한 차별과 억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여성들의 용기 있는 행동은 2019년 4월 11일, 형법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끌어냈습니다.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를 위한 국제행동의 날인 오늘, 우리 역시 함께 낙태죄 전면 폐지를 촉구합니다.

 

우리는 여성의 결정을 신뢰하는 바탕 위에서만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국가는 여성을 성과 재생산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고, 성평등교육과 피임교육을 모든 시민에게 실시해야 합니다. 또한 원치 않는 임신 예방, 임신중지 접근성 확대, 안전한 의료지원 체계 마련 등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그 어떤 여성도 임신중지를 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도록 형법 제27장 ‘낙태의 죄’는 반드시 삭제되어야 합니다.

 

호주제를 폐지했다!! 낙태죄도 폐지하라!!

 

2020.9.28

  

*100인 명단 (가나다 순)

 

강경희 前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강이수 상지대학교 교수, 고경심 산부인과 전문의, 고은광순 평화어머니회 상임대표, 곽라분이 씨알여성회 대표이사, 권태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김경애 前 동덕여자대학교 교수, 김경희 前 포항여성회 회장, 김경희 중앙대학교 교수, 김금옥 前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김양희 젠더앤리더십 대표, 김엘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 김연순 前 행복중심생협연합회 이사장, 김영란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김영란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영숙 前 대구여성노동자회 회장, 김영순 前 제주여민회 대표, 김영옥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상임대표, 김은경 前 전북여성단체연합 대표, 김은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김은진 기지촌여성인권연대 공동대표, 김인숙 前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김현미 연세대학교 교수, 김현아 변호사, 김혜원 한국여신학자협의회 실행위원, 김희은 여성사회교육원 대표이사,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노혜경 시인, 박기남 한국여성연구소 소장, 박노숙 기독여민회 회장, 박정순 경북대학교 명예교수, 배은경 서울대학교 교수, 변혜정 천년식향 부설 sex & steak 연구소 소장, 성명옥 목사, 신경아 한림대학교 교수, 신상숙 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 객원연구원, 신선 한국여성신학자협의회 실행위원, 안김정애 기지촌여성인권연대 공동대표, 안이정선 前 대구여성회 회장, 안진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양현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엄규숙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 염미봉 前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대표, 오한숙희 여성학자, 우순덕 기지촌여성인권연대 상임대표, 유경희 前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유선영 성공회대학교 HK교수, 유옥순 前 콘트롤데이타노동조합 부위원장, 유은주 강원도 인권위원회 위원, 유지나 동국대학교 교수, 유춘자 한국여신학자협의회 전임총무, 유현옥 한국여성수련원 원장, 윤금순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소장, 윤정숙 녹색연합 공동대표, 이경숙 前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이경옥 여성의당 경남도당 위원장, 이경자 소설가, 이경희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마창진시민모임 대표, 이계경 여성신문 창간인, 이기원 前 수원여성회 대표, 이나영 중앙대학교 교수, 이명선 아시아위민브릿지 두런두런 이사장, 이문우 前 한국여성의전화 대표, 이박혜경 인하대학교 초빙교수, 이숙경 영화감독, 이숙진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 이유명호 한의사, 이은미 前 울산여성회 회장, 이은선 한국信연구소 소장, 이재경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이재희 부산성폭력상담소 소장, 이정자 여성정치포럼 대표, 이주환 일하는여성아카데미 이사장, 이철순 여성노동조합 지도위원, 이태숙 前 대구일하는여성아카데미 대표, 이혜경 (사)여성문화예술기획 이사장, 임윤옥 前 한국여성노동자회 상임대표, 장이정수 여성환경연대 상임대표, 전영순 한국한부모연합 대표,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 정경숙 前 함께하는주부모임 대표, 정미례 前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공동대표, 정숙자 前 한국여신학자협의회 공동대표, 정이순진 前 대전여민회 대표, 정영애 前 인사수석비서관, 정정희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열림터 원장, 정진성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조영숙 대한민국 양성평등 대사, 조은 동국대학교 명예교수, 지은희 前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최경숙 (사)보건복지자원연구원 이사, 최만자 前 한국여성신학회 회장, 최순영 前 YH무역노동조합 위원장, 최영미 시인, 최은순 변호사, 최형미 여성환경연대 에코페미니즘 연구센터 부소장, 한경희 前 도봉문화정보도서관 관장, 한국염 前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 허성우 前 성공회대학교 교수, 홍미영 前 국회의원

 강나연 nayeon.k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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