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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대 어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형제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가 90대 어머니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형제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가 90대 어머니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형제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연합뉴스

2026년 2월 4일 수백억 원대 재산을 물려준 90대 어머니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형제에 대한 1심 선고가 나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존속상해치사, 노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형 장모(70)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동생 장모(68) 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각 160시간의 사회봉사와 3년간 노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내렸다.

장 씨 형제는 지난해 4월, 주거지에서 당시 94세였던 어머니 A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앞서 진행된 재판에서 “어머니를 고의로 상해하거나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라며 자신들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사별한 남편으로부터 수백억 원대 재산을 받아 삼 형제에게 각각 시가 약 100억 원 상당의 서초구 소재 4~5층 건물 등을 사전 증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사건 발생 6개월 전, 첫째와 둘째 아들이 막냇동생에게 더 많은 재산이 분배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셋째에게 증여한 재산을 돌려달라”라는 요구를 어머니가 거절하자 신고 있던 양말을 모친의 입에 욱여넣고 이마와 얼굴 등을 강하게 누르는 등 폭행해 숨지게 했다.

재판부는 장 씨 형제가 어머니에게 상해를 가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들의 행위가 A씨의 사망에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에 상해를 입혀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적용되는 존속상해치사 혐의를 무죄로 판단, 둘째 아들의 유기치사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가 생존해야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피고인들이 뇌출혈을 인식하고도 이를 방치할 이유가 없다”라고 판단했다. 막내에게 증여된 재산을 원상복구해 나눠 가지려고 했던 두 형제가 어머니의 뇌출혈을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 그러면서 “법적으로 증여에 대한 취소 방법이 없기에 피해자가 막내아들에게 ‘재산을 피고인들에게 나눠줘라’라는 취지로 얘기하길 바랐던 것 같다”라고도 했다.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봤다. 이들 형제는 지난 2024년 8월부터 10월 사이, 늙은 어머니를 상대로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고 위협하는 등 총 3회에 걸쳐 폭언과 협박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도 받고 있었다.

“피고인들이 부모의 자산을 증여받아 상당한 재산을 갖고 있음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막냇동생 것을 원상복구해달라고 요구했다”라고 지적한 재판부는 “고령으로 질병을 앓고 있는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고 수차례 정서적 학대를 가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피해자 사망에 대한 형사 책임을 귀속시킬 수는 없으나 결과만으로 두고 보면 피고인들의 행위가 신체 건강 악화 및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인다”라며 양형 이유를 밝힌 재판부는 “다만 형제가 후회하며 죄의식을 느끼고 있는 점, 벌금형 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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