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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회장이 LG그룹에 지속적으로 '쇄신'의 바람을 불어 넣을지 주목된다.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구광모 회장이 LG그룹에 지속적으로 '쇄신'의 바람을 불어 넣을지 주목된다.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LG 구광모 회장 체제가 출범한 지 7년을 넘었다. 총수 자리에 오른 게 지난 2018년 6월이다. 이후 LG그룹의 실적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반등 가능성을 열어 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등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던 계열사들이 회복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등 다른 주요 계열사들은 여전히 실적 정체 구간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3년 말 권영수 전 부회장을 마지막으로 구본무 선대회장 시절 ‘유산’으로 꼽히던 LG그룹의 부회장단이 모두 물러난 이후 2년이 흘렀지만 구광모 회장 체제에서 확실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는 셈이다.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적지 않은 변화를 준 구광모 회장이 앞으로 그룹 경영에서 과거 기조처럼 안정을 택할지, 혁신의 속도를 높여갈지 주목된다.

◆ LG그룹 주요 계열사 실적 엇박자, 에너지솔루션·디스플레이 반등 신호탄-전자·화학은 아쉬워

전기자동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탓에 지난해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었던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를 앞세워 당장의 실적 개선과 향후 전망을 모두 밝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5조6196억 원, 영업이익 5754억 원을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24.1%, 영업이익은 73.4% 급감한 것이다.

올해도 외형은 후퇴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수익성을 크게 회복한 성과를 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4305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48.6% 뛰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용 배터리 수주잔고를 올해 상반기 말 50GWh(기가와트시)에서 3분기 말 120GWh로 크게 확대했을 뿐 아니라 미국에서는 2분기부터 현지에서 ESS용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기 시작했다. 테슬라, GM, 현대자동차 등 주요 고객사들의 전기차 판매 상황이 다른 완성차업체와 비교해 양호하다는 장점으로 꼽힌다.

3년 연속 대규모 영업손실을 피하지 못했던 LG디스플레이는 4년 만에 흑자전환을 바라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7766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지난해 5천억 원대 적자를 대폭 만회하는 것이다.

중국 기업들의 저가 제품 물량 공세에 불황이 겹치며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지만 그간 진행해온 올레드(OLED) 중심의 사업재편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LG그룹은 LG전자와 LG화학이라는 두 축에서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고 있지 못하다.

LG전자는 올해 연결기준 매출 88조9003억 원, 영업이익 2조5695억 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1년 전보다 매출은 1.3% 늘지만 영업이익은 24.8% 감소하면서 2년 연속 수익성이 후퇴하는 것이다.

3분기까지 확정된 실적을 보면 연결로 잡히는 LG이노텍의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특히 TV를 중심으로 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 사업부문이 올해 1~3분기 영업손실 4894억 원으로 7천억 원이 넘는 이익을 깎아먹은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LG화학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9168억 원에서 올해 1조5303억 원으로 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이는 연결실적에 포함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영향이 절대적으로 자체 사업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화학 석유화학 사업부문은 올해 1~3분기 영업손실 1178억 원을 냈다. 불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3년 연속 적자를 볼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첨단소재 사업부문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 1959억 원을 거두는데 그쳤다. 전기차 캐즘을 맞닥뜨리며 2022년(9067억 원), 2023년(5845억 원), 지난해(5102억 원)에 이어 4년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축소될 것으로 점쳐진다.

◆ 해체된 부회장단과 변화의 조짐, 구광모 ‘쇄신’ 기조 이어갈까

LG그룹에서는 2023년 말 권영수 부회장을 끝으로 ‘구광모 체제’ 초기 ‘박진수·조성진·한상범·하현회·차석용·권영수’라는 선대회장을 보좌했던 잔뼈 굵은 전문경영인 부회장단은 모두 일선에서 물러났다.

2년 전 권 부회장이 마지막으로 용퇴한 뒤 구 회장의 ‘친정체제’가 강화한 셈이다. 그러나 LG그룹의 성장이 만족할 만큼 이뤄지지 않은 만큼 구 회장은 강도 높은 변화를 단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LG그룹에서 ‘부회장단’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해체됐다.

앞서 11월 말 이뤄진 LG그룹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거치며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용퇴해 LG그룹 부회장으로는 2021년 말 승진한 권봉석 LG 각자대표이사만 남게 됐다.

재계 안팎에 따르면 부회장단의 축소 또는 해체는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직체계를 갖추고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변화’의 주요 모습 가운데 하나로 여겨진다.

올해 LG그룹 인사를 뜯어 보면 구 회장은 더욱 ‘쇄신’으로 방향성을 전환했다는 시각이 나온다.

구 회장은 부회장단 수를 줄여왔음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을 기반으로 한 인적변화를 추구해 온 총수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 3곳의 대표이사가 교체된 2023년 말 임원인사에서도 정철동 당시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이 LG디스플레이 대표로 자리를 옮기는 등 혁신에 가까운 인사는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는 연구개발(R&D) 임원을 역대 최대인 218명으로 늘렸지만 대부분의 계열사 수장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올해는 변화의 폭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읽힌다.

가장 상징적 세대교체는 신 부회장의 용퇴라는 평가가 많다.

신 부회장은 구 회장 취임 이후 외부에서 영입된 1호 대표이사이자 ‘믿을맨’으로 꼽혔다. LG화학 첫 외부 출신 대표이사이자 부회장으로 영입된 신 부회장은 ‘구광모 시대’의 시작을 상징하는 인사로도 여겨졌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의 교체도 예측 밖이었다는 시선이 많다.

주 전 사장은 LG전자의 실적 부진에도 그간 전장사업을 성장 축으로 올려놓은 점, 올해 10월 인도법인의 현지 증권시장 신규 상장 등의 성과를 토대로 부회장 승진 가능성도 점쳐지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절박함’, ‘골든타임’ 등 위기감의 수위를 높여온 구 회장이 앞으로 쇄신에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G그룹은 ‘원포인트’ 인사 등에 비교적 보수적 태도를 보여왔다. 다만 올해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변화와 혁신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시점이라면 ‘수시 인사’를 실시하는 등 임원인사를 유연하게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구 회장은 3월 진행한 올해 첫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일부 사업의 지지부진한 성장을 지적하면서 “절박감을 지니고 과거의 관성, 전략 및 실행의 불일치를 떨쳐내자”며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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