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다작 작가로 꼽히는 일본의 대표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지난 23일 대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68세.
일본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왼쪽), 국화 자료사진 ⓒ연합뉴스/픽사베이
출판사 고단샤는 27일 공식 발표를 통해 히가시노 게이고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고인의 장례식은 가족들만 참석하는 비공개 장례로 치러졌다.
40여 년간 일본 추리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활동해온 히가시노 게이고는 엔지니어에서 출발해 세계적 소설가의 자리에 올랐다.
1958년 오사카에서 태어난 히가시노 게이고는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뒤 자동차 부품 기업의 엔지니어로 일했다. 이후 직장 생활 틈틈이 소설을 집필해 1985년 '방과 후'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았고, 공학적 사고와 논리를 바탕으로 한 독창적인 추리소설 세계를 구축했다.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는 매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여온 작가였기에, 그의 별세 소식은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독자들은 "언제나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올 것 같은 작가였다"며 고인의 별세 소식에 슬퍼했다.
고단샤에 따르면, 히가시노 게이고는 1985년 9월 출간된 데뷔작 '방과 후'부터 오는 8월 5일 출간 예정인 최신작까지 평생 총 106권의 책을 남겼다.
대표작으로는 '졸업'(1986), '가면산장 살인사건'(1990), '악의'(1996), '백야행'(1999), '용의자 X의 헌신'(2005),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2012) 등이 있다.
그의 작품은 일본에서 누적 판매량 1억 부를 넘어섰으며, 40여개 국이 넘는 국가에 번역·출간되며 사랑받았다.
한국에서도 히가시노 게이고는 손꼽히는 인기 일본 작가다. 치밀한 추리뿐 아니라 인간의 상처와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 세계는 한국 독자들에게도 많은 공감을 얻으며 '믿고 읽는 일본 소설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 대표작 대부분이 한국어로 번역·출간돼 큰 사랑을 받았다.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도 꾸준히 제작됐다. '용의자 X의 헌신'은 한국에서 영화 '용의자 X'로 제작됐고, '백야행' 역시 일본 드라마와 영화를 거쳐 한국 영화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로 만들어졌다.
그는 대중 앞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기보다 작품으로 독자와 소통하는 '은둔형 작가'로도 알려졌다. 미디어 노출보다 오롯이 이야기 자체로 평가받기를 원했던 그는 작품 속 아이디어와 서사로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2011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관을 밝히기도 했다.
"어떤 작가들은 독자를 감동시키려 하고, 어떤 작가들은 아름다운 문장을 쓰고 싶어 한다. 나는 독자들이 내 아이디어에 계속 놀라기를 바란다."
평생 106권의 작품을 남기며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놀라움과 감동을 선사한 히가시노 게이고였다. 그의 마지막 작품인 '영원의 기억'은 오는 8월5일 분게이슌주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남긴 '미스터리 거장'은 앞으로도 독자들의 기억 속에서 살아 숨 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