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이 방명록을 작성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미국 대통령. 뜻밖의 말을 꺼냈다.
이재명 대통령의 만년필에 큰 관심을 보인 트럼프 대통령. ⓒ유튜브 채널 ‘KTV 이매진’
2025년 8월 25일(이하 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DC 백악관을 찾았다. 정상회담 장소인 오벌 오피스(집무실)로 들어가기 직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안내에 따라 별도로 마련된 장소로 이동한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기념한 방명록 서명식을 가졌다.
이 대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이 방명록 앞에 편하게 앉을 수 있도록 의자를 빼줬다. 트럼프 대통령의 에스코트(?)에 고개를 한번 끄덕인 이재명 대통령은 두껍게 제작된 갈색빛 만년필로 방명록을 작성했다. 한국에서 온 대통령이 방명록에 서명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다가오더니 “아주 아름답게 쓰셨다”라며 입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어는 배우기 어려운 언어가 아닌가”라며 “영어와 한국어 중에서 정확성에 있어 어느 언어가 더 낫다고 생각하나”라는 물음을 던졌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컴퓨터로 쓰기엔 한국어가 조금 낫고, 말로 하기에는 영어가 좀 더 나은 것 같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재명 대통령이 방명록 작성하는 모습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유튜브 채널 ‘KTV 이매진’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방명록을 쓰는 데 사용한 만년필을 가리킨 트럼프 대통령. “저 펜은 직접 대통령께서 가져오신 건가”라고 물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그렇다. 제가 가져온 것”이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펜을 들고 연달아 “Nice(좋다)”라고 말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도로 가져가실 거냐”라고 물은 트럼프 대통령은 “I like it(그 펜이 마음에 든다)”이라고 속내(?)를 밝혀 현장에 웃음을 자아냈다. 함께 웃어 보인 이재명 대통령은 양손을 들어 가져도 좋다는 제스처를 취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굉장히 마음에 든다. 쓰인 글씨 두께가 아름답다”라고 화답했다.
급기야 청와대 로고가 새겨진 만년필 케이스를 통째로 들고 구경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마음에 든다며 “얇은 볼펜은 제 취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미국에 지참해 온 펜과 비슷한 두께의 마커 펜을 애용하는 모습이 자주 미디어에 노출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펜 두께가 정말 아름답다. 어디서 만든 거냐”라며 거듭 관심을 내비치자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에서 만든 거다”라고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만년필을 들어보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유튜브 채널 ‘KTV 이매진’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이 하시는 아주 어려운 사인에 유용할 것”이라고 덧붙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펜을 들어 보이며 “괜찮다면 제가 사용하겠다”라고 했다. “영광”이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반응에 “저는 볼펜을 싫어한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은 대한민국 청와대 로고가 새겨진 만년필과 케이스를 들어 모두에게 보여주며 “영광스러운 선물로 생각하고 소중하게 간직하겠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떠나시기 전에 제가 대통령과 대표단께 선물을 드리겠다”라며 통역사를 향해 “나가느라 바빠 깜빡할 수 있으니 잊지 않게 도와달라”라고 주문했다. 이를 듣고 호탕하게 웃은 이재명 대통령은 “제가 사실 대통령께 받고 싶은 선물이 하나 있다”라고 해 트럼프 대통령의 궁금증을 유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걸음을 멈추고 어떤 거냐고 묻자 이재명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가 받은 선물을 봤는데, 사진첩이 있더라”라고 답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사진첩은 올해 2월 7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 당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이 사진첩 표지에는 지난해 7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대선 유세를 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총격을 당한 직후 연단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들어 올리는 장면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눈독(?)을 들인 바로 그 만년필. ⓒ대통령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만년필은 당초 선물용은 아니었다. 펜 케이스는 두 달에 걸쳐 수공으로 제작됐으며 안에는 서명하기 편한 심을 넣었다. 만년필 케이스에는 태극 문양과 봉황이 각인돼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공식 행사 시 서명용으로 사용하려 제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의자를 직접 빼주며 예우를 갖춘 인물은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 단둘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