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5일 뉴스1은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받은 인천 송도 사제총기 공소장을 토대로 보도에 나섰다. 공소장을 보면 살인과 살인미수, 총포화약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조모(62) 씨는 전처와 사망한 아들로부터 매달 640만 원씩 생활비를 중복 지급받았다. 조 씨가 생활비를 중복으로 받아 온 기간은 2021년 8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약 2년이 넘는다.
2015년, 전처 김모 씨와 사실혼 관계가 청산된 조 씨는 이후로도 일정한 직업 없이 지내왔다. 전처와 아들은 조 씨에게 매달 약 320만 원씩 지원했고, 조 씨는 이 돈을 생활비와 유흥비로 사용했다. 그러던 중 조 씨가 2년 동안 생활비를 중복 지급받은 사실을 알게 된 전처 김 씨는 2023년 11월 15일부터 중복 지급된 기간만큼 생활비 지급을 멈췄다.
생활비 지원이 끊기고 나서도 조 씨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1월부터는 누나에게 손을 벌려 생활비를 차용하는 등 직접 경제 활동에 나서지 않고 근근이 생계를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조 씨는 “전처가 경제적 지원을 계속할 것처럼 나를 속인 뒤, 60대 노년이 된 후 경제적 지원을 끊어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하게 했다”라는 망상에 빠지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총기 제작 방법을 배웠다는 조 씨. ⓒMBC ‘뉴스데스크’
또 전처와 아들이 본인을 ‘아버지’ 역할만 하도록 종용하고, 실제로는 주거지에 홀로 살게 하면서 고립시켰다고도 했다. 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들끼리 짜고 나를 셋업 한 것”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경찰은 조 씨가 지난 1998년 성범죄 사건을 저질러 파경을 맞은 뒤, 자신의 나태하고 방탕한 생활 탓에 생계가 어려워졌음에도 모든 원인을 전처와 아들에게 돌린 것으로 조사했다.
전처 김 씨가 사랑하는 아들과 그 가족을 살해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조 씨는 범행 도구를 물색했다. 건장한 아들을 상대로 칼을 사용하는 데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조 씨는 작년 8월, 유튜브에서 사제총기 관련 영상을 보게 됐다. 창고에 20여 년 전 구매한 산탄 180여 발이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 조 씨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사제총기 제작 도구들을 구입했다.
뇌관을 이용한 격발을 주거지에서 실험하는 등 계획 실현 가능성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범행을 위해 차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조 씨는 자신이 약 10년 동안 운전을 하지 않아 연습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세 차례 운전연습을 하기도 했다. 아들을 상대로 치밀한 범행을 준비해 온 셈이다.
아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 조 씨. ⓒMBC ‘뉴스데스크’
사건 당일인 지난달 20일, 조 씨는 아들 가족이 살고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 펜트하우스에 초대를 받았다. 이날 아들은 아버지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생일파티를 열었고, 이 자리에는 아내, 아이들, 독일 국적 가정교사 등이 있었다. 이날 저녁 8시 53분쯤 “편의점을 다녀오겠다”라며 아들의 집을 나온 조 씨는 공영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서 격발 장치 2정과 총열 4정, 산탄 실탄 약 15발을 챙겨 현관 앞 복도에서 총열에 실탄을 장전했다.
아버지가 오지 않자 걱정 어린 마음에 “왜 안 오세요”라고 전화를 걸었던 아들은 조 씨가 누른 초인종에 문을 열었고, 그 순간 총기가 발사됐다. 총을 맞은 아들은 벽에 기대 “살려달라”라고 애원했지만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아들의 오른쪽 가슴 쪽에 추가로 방아쇠를 당겼다.
경찰 조사에서는 아들을 쏜 조 씨가 며느리와 손주, 가정교사 등 총 4명을 추가로 살해하려고 한 정황도 드러났다. 범행 현장에서 독일 국적 가정교사가 현관문 밖으로 도주하자 문 쪽으로 총기를 격발한 조 씨는 며느리와 손주들이 몸을 숨긴 방문이 잠기지 않도록 강하게 문을 밀기도 했다.
지난달 21일 조 씨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거주지에 진입 중인 소방 관계자들. ⓒ뉴스1
조 씨는 또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도봉구 쌍문동 아파트 자택을 폭발시키려고 한 혐의도 받는다. 이 자택은 이혼한 아내 김 씨의 명의로, 조 씨는 이곳을 폭발시켜 집에 남아있던 김 씨와 아들의 소유물 등을 불태워 없애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택에서는 시너가 든 페트병, 세제통, 우유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가 점화장치에 연결된 채 발견됐다. 폭발물은 21일 낮 12시에 불이 붙도록 타이머 설정이 돼 있었으나 긴급 출동한 경찰특공대가 폭발물을 모두 해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