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의 이첩 보류를 지시했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인정했다. 이종섭 전 장관의 변호인은 지난 2025년 7월 1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이명현 특별검사팀에 전달했다. 이명현 특검은 현재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종섭 전 장관 측은 의견서를 통해 2023년 7월 31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게 맞다고 밝혔다. 이날은 이른바 ‘VIP 격노설’이 불거진 날이다. 이 전 장관 측은 특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군을 걱정하는 우려의 말씀을 하신 걸로 기억한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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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의 시작점으로 지목돼 온 이 번호의 발신자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이 2년 만에, 통화 당사자를 통해 확인됐다. 통화 시간은 약 2분 48초.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54분께 이루어졌다.
임성근의 입장 표명을 보고 있는 해병대 예비역들. ⓒ뉴스1
다만 ‘격노’는 없었다는 게 이종섭 전 장관의 주장. 이종섭 전 장관은 “구체적인 내용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의 일상적인 소통에 불과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첩을 중단하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라” 등의 지시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VIP 격노설은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에 열린 수석비서관회의 도중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해병대수사단의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나”라며 격노했다는 내용이다. 앞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등 회의에 참석한 인물들은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사 결과를 듣고 크게 화를 냈다”라는 취지로 특검에 진술했다.
당시 이종섭 전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통화를 종료한 후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해병대 수사단의 언론 브리핑 취소,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자료 이첩 보류 등을 지시한 이 전 장관은 몇 분 뒤 다시 전화를 통해 임성근 전 사단장의 정상 출근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