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초등학생 4명을 차로 덮쳐 배승아(9)양을 숨지게 한 60대 운전자(왼), ‘음주 살인 운전자 신상공개법’ 발의 예정 기자회견에서 발언 중인 故 배승아양의 오빠·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모습과 사고 현장에 놓인 추모 꽃과 메시지(오). ⓒ뉴스1
초등학생 배승아(9)양이 대전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만취 운전자에 의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 가해자 ‘신상공개’ 법안이 발의된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음주운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자의 이름과 얼굴, 나이 등을 공개하는 내용의 ‘음주 살인 운전자 신상공개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와 10년 내 음주운전 2회 이상 위반한 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는 강력 범죄·성범죄에만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현행법을 개정, 음주 치사도 살인에 준하는 중대범죄로 다루겠다는 취지다.
하 의원은 “윤창호법 대표발의자로서 배승아양 사고를 보면서 참담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며 “신상공개로 음주운전 피해가 완전히 근절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개정안은 17일 제출될 예정이다.
‘음주 살인 운전자 신상공개법’ 발의 예정 기자회견에서 발언 중인 故 배승아양의 오빠. ⓒ뉴스1
이날 기자회견에는 숨진 배양의 친오빠 승준씨도 함께 참석해, 관련법 개정을 촉구했다. 그는 “승아는 하나뿐인 소중한 동생이자 어머니 삶의 활력이 되어준 작고 소중한 딸”이라며 “순식간에 가족을 잃은 슬픔은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기관과 국회를 향해 “승아의 죽음에 관여한 모든 사람이 철저히 수사 받도록 모든 조처를 해주기를 바란다”며 “단 한 번의 음주운전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에 힘써주시기를 바란다”고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했다.
한편 8일 오후 2시21분께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교차로에서 만취 운전자 60대 A씨가 몰던 SM 차량에 어린이 4명이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가 난 곳은 어린이보호구역이었고, A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을 훌쩍 넘는 0.1% 이상이었다. 현장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된 배양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다음날인 9일 새벽 사망했다. 이 사고로 또 다른 피해 어린이 3명도 크게 다친 상황이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초등학생 4명을 차로 덮쳐 배승아(9)양을 숨지게 한 60대 운전자가 10일 오후 대전 둔산경찰서에서 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11일 대전 어린이보호구역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초등학생 배승아(9)양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뉴스1
특히 A씨는 충남도청 공무원 출신으로 밝혀졌는데, 지난 10일 구속 전 피의자신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전둔산경찰서 모습을 드러냈을 당시 “유가족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거듭 드린다”면서도 “사고를 막기 위해 감속하는 등 노력했다”고 변명을 늘어놓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