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상하고 싶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내 온 노벨평화상을 우리나라 국민이 받게 될까.
한국을 방문한 조제 하무스 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민의 12·3 내란 극복을 함축한 '빛의 혁명'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적극 추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비폭력 저항운동의 상징적인 인물로 30년 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인물이다.
조제 하무스 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동티모르 정상회담 뒤 이재명 대통령과 가진 공동언론발표에서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제 하무스 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언론발표에서 "빛의 혁명은 매우 유의미하고, 국제사회에서 당연히 높은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다"며 "빛의 혁명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적극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오르타 대통령은 이어 "한국 국민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취임 이후로도 민주주의를 위해 계속 싸워 왔다"며 "지도자들도 물론 민주주의의 파괴를 막기 위해 헌신적 노력을 기울였지만, 평범한 시민들의 힘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빛의 혁명'은 단순히 하나의 정치적 사건으로만 볼 수 없으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경험과 연대가 축적된 역사적 과정이라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오르타 대통령의 추천 의사에 반가움을 나타냈다. 특히 오르타 대통령이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던 인연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노벨상 수상자인 오르타 대통령께서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을 노벨상 수상자로 추천해서 김 전 대통령이 수상하셨다"며 "빛의 혁명을 이뤄낸 대한민국 국민들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해 주신다고 하니, 실제 수상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오르타 대통령의 발언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비폭력 저항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오르타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의 지배를 받던 동티모르의 독립운동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비폭력 저항운동을 이끈 공로로 199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동티모르 독립운동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냈던 인물이 한국 시민들의 민주주의 수호 과정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외교적 의미도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세계정치학회(IPA) 전·현직 회장 등도 올해 2월 노벨평화상 후보로 '한국의 시민 전체'를 추천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 노벨평화상은 나비 필라이 국제사법재판소(ICJ) 임시 재판관이 받았다.
시민들이 2024년 12월14일 윤석열씨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은 각국 의원, 대학 교수, 역대 수상자 등 자격을 갖춘 추천인이면 가능해 매년 수백 건이 접수되며 추천 마감은 매년 1월 31일이다. 오르타 대통령의 추천이 이뤄진다면 '빛의 혁명'은 2027년 후보군에 오르게 되지만,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50년간 후보 명단을 비공개로 하고 심사 과정에서 추천 건수가 아니라 평화에 대한 기여도를 평가해 수상자를 선정해 왔다.
특히 '시민 전체'라는 집단을 노벨평화상 수상 주체로 보는 사례는 드물다. 그러나 실제 수상 여부와 별개로 이번 오르타 대통령의 추천 발언은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 경험이 국제사회에서 하나의 '모범사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