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신상정보가 온라인에 유포되는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신속하게 삭제와 접속차단 조치를 취하도록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2차 피해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우영 의원 ⓒ 연합뉴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은평을)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없애도록 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김우영 의원을 비롯해 총 23명이 공동발의했다.
개정안은 불법촬영물 또는 딥페이크 등 허위영상물이 유포된 후 피해자의 성명, 주소, 학교, 직업, 사진 등 신상정보까지 온라인상에 공개되면서 피해자의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2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를 차단하고자 마련됐다.
현행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성폭력방지법)은 불법촬영물과 허위영상물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신상정보에 대해서도 국가가 삭제를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통신사업법'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유통방지 조치 대상을 불법촬영물, 허위영상물,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피해자의 신상정보가 별도로 유포되는 경우 삭제·접속차단 의무가 명확하지 않다. 국가의 삭제 지원 범위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유통방지 의무 사이에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개정안은 성폭력방지법에 따라 삭제 지원 대상이 되는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전기통신사업법의 유통방지 조치 대상에 포함하도록 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신고나 삭제요청으로 해당 신상정보의 유통 사실을 인식한 경우 지체없이 삭제·접속차단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김우영 의원은 "디지털 성범죄는 불법촬영물이나 허위영상물이 삭제된다고 해서 모든 피해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피해자의 이름과 주소, 학교와 직장까지 온라인에 공개된다면 피해자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조차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김 의원은 "국가가 피해자의 신상정보 삭제를 지원하면서도 정작 해당 정보를 유통하는 사업자의 삭제·차단 의무가 명확하지 않다면 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이번 개정안을 계기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신상정보까지 신속하게 보호하고 피해자가 다시 안전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