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를 앞둔 정문철 KB라이프생명 대표이사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연임뿐 아니라 국민은행장 이동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은행권의 정보 유출 사태와 KB금융지주의 새 회장 선임으로 이환주 국민은행장의 거취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려있는 상황 속에서 시니어 사업으로 KB금융그룹에서 존재감을 키워 온 정 사장이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군에도 거론되는 것이다.
정 사장은 국민은행에서 재무·영업·전략을 두루 거친 경력과 KB라이프에서 국민은행과 협업해 시니어 서비스를 늘려 온 이력이 있다.
이환주 국민은행장 역시 국민은행과 지주에서 재무·영업·경영 경력을 쌓은 뒤 KB라이프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다가 국민은행장으로 이동했다.
정문철 KB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정문철 KB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이 KB금융그룹의 시니어 전략 실행의 핵심적 역할을 하며 그룹 안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정 사장은 최근 '에이지테크랩 2026 컨퍼런스' 개최, 시니어 대상 금융사기 예방 교육, 시니어 전용 고객센터 오픈, '100세든든연금보험' 출시 등으로 시니어 사업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시니어 사업은 KB라이프가 힘을 싣고 있는 미래 먹거리인 만큼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니어 사업은 KB금융지주 차원에서도 핵심적 사업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하반기 경영진 워크숍에서 핵심 고객층으로 부상하는 시니어 고객에 관한 그룹 공동의 추진 전략을 수립했다.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를 아우르는 '시니어 토탈케어 솔루션'으로 시니어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가운데 KB라이프의 자회사인 시니어 특화 브랜드 'KB골든라이프'의 역할이 커졌다.
또 KB금융지주는 올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는 자산관리(WM)·연금 사업 모델 재설계, 보험·투자운용 역량 선진화, AI 전환 가속화 등을 5대 어젠다로 제시했다.
정 사장이 이끄는 KB라이프는 이 흐름 속에서 은행·보험·요양·AI를 잇는 접점을 맡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에 시중은행 최초로 'KB골든라이프 요양·돌봄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요양기관 검색, 비용 계산, 전문 상담을 KB라이프와의 협업으로 구현했다.
KB라이프가 시니어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정 사장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 사장은 올해 12월31일 임기가 만료돼 같은 시점 임기가 끝나는 KB금융그룹 계열사 CEO 10명과 함께 대규모 인사의 대상이다.
이번 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국민은행장이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내부통제 문제와 KB금융지주 새 회장 취임이 변수로 꼽히면서 이환주 국민은행장의 연임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국민은행에서 영업기획부장과 개인고객그룹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지내며 영업과 경영을 두루 맡았다. 2021년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을 거쳐 2022년 KB생명보험 대표이사에 선임됐고 2023년 푸르덴셜생명과 합병한 KB라이프생명을 이끌다가 2025년 1월 국민은행장에 취임했다.
정 사장도 국민은행에서 재무기획부장과 전략본부장, 경영기획그룹대표 전무, 중소기업고객그룹대표 전무, 개인고객그룹대표 부행장을 지내다가 이 행장이 은행장으로 옮기면서 2025년 1월 KB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국민은행이 시니어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시니어 고객 특화 조직 '골든라이프부'를 신설하고 은퇴·상속·요양 등 시니어 토탈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KB골든라이프센터'를 서울·수도권 4개 센터에서 전국 12개 센터로 확대했다.
올해 들어서도 특화 점포인 'KB시니어 행복 라운지' 오픈, 시니어 고객 대상으로 상속·증여 자산관리 주제로 'KB골든라이프 골든 클래스' 개최 등 시니어 고객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2026년 3분기 KB라이프의 실적은 투자손익 감소로 순이익이 감소했지만 보험 본업에서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라이프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10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줄었지만 감소분의 대부분은 3분기 누적 투자손익이 55.6% 감소한 데서 나왔다.
KB라이프는 "금리, 주가 등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채권 및 대체투자 평가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보험 본업 지표는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2013억 원으로 6.7% 소폭 감소했지만 3분기 단독 기준으로는 737억 원으로 15.0% 증가했다.
미래이익인 보험계약마진(CSM)도 성장했다.
3분기 누적 신계약 CSM은 4412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5.1% 늘었고 9월 말 CSM 잔액도 3조6994억 원으로 2025년 12월 말보다 4356억 원 늘었다.
KB라이프 관계자는 "요양 사업 운영 안정화를 통해 KB라이프의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며 "KB라이프 역삼센터와 에이지테크랩 운영을 통한 WM 연계 시니어 사업을 확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CSM 확대를 통한 수익의 질적 성장을 지속하고 자산배분 다변화를 통해 수익 기회를 발굴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