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안'이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둔 가운데, 법안의 수사 실효성과 위헌·위법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범여권에서는 검찰의 강압·회유 수사와 증거 조작 등 의혹을 독립적으로 규명하겠다는 입법 취지에 공감하지만 실제 조작기소 여부를 밝혀낼 수 있을지, 특검에 파견되는 검사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이 현행 형사사법체계와 충돌하지 않는지 등을 놓고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6일 국회 본회의 의결을 앞둔 조작기소특검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MBC라디오&페이스북
특히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평가되는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과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각각 수사의 실효성과 법률적 정합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6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두고 "파견 검사 30명으로 과연 수사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상당히 의문"이라며 "크게 흔들었는데 아무 것도 안 나오면 얼마나 많은 부작용이 있겠느냐. 좀 더 숙의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나"고 말했다.
정 의원은 조작기소를 밝혀낼 수 있을지에 대한 진행자의 질문에 "쉽지 않다고 본다"며 "이미 수사권이 박탈된 공소청 검사들을 보내 수사하라고 하면 과연 의지가 생기겠느냐"고 반문했다.
특검을 출범시키는 것 자체가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 데다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도 의혹을 규명하지 못한다면 특검의 신뢰성은 물론 정치적 갈등만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수사 과정에서 무리한 압박이나 부적절한 절차가 확인되는 것과 특정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증거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은 별개라며 조작기소 의혹을 실제로 입증하는 일도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결국 조작기소를 규명하려면 기존 수사 기록과 관련자 진술을 재검토하는 수준을 넘어 이를 뒤집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반대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무리한 수사가 있었던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그러나) 과연 그걸로 조작이라고 할 수가 있냐, 바로 연결 지을 수 있냐라는 게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와 달리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정 의원과는 다른 측면에서 법안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된 상황에서 특검에 파견된 검사에게 과거 규정을 적용해 수사권을 인정하는 것이 법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만일 그 부분을 수정하지 않고 법안이 통과돼 시행되면 사건을 맡는 재판부가 조작기소특검법안 자체를 두고 위헌 제청을 제기할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 전망했다.
조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검찰의 조작수사에 대한 수사를 위해 수사능력이 있는 검사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이제 더이상 검사는 수사 기관이 아니다"라며 "특검 수사를 위하여 이미 효력을 잃은 구법을 적용한다는 것은 위헌 위법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나의 의견에 대해서도 ‘뉴이재명’ 사람들이 ‘조국이 조작기소특검을 반대한다’라고 왜곡 선동하며 공격할지 모른다. 그러나 할 말은 해야 한다"며 "만약 추후 재판부가 위헌제청 할 여지를 주는 조항을 포함시켜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재판이 중지되는 등등 정말 큰 낭패를 볼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조 원장은 민주당을 향해 필리버스터 종료 후 현 법안을 정리하고 수정안으로 표결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검을 통한 조작기소 진상규명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려다 오히려 법률적 논란에 발목이 잡혀 수사와 재판이 지연되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초 민주당이 추진했던 조작기소특검법안은 특검에 기존 사건의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할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특검이 공소취소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소취소' 내용을 삭제해 달라는 뜻을 밝혔고 민주당은 이번에 법안을 발의하면서 공소취소와 관련된 내용을 모두 제거했다.
그러나 공소취소 권한을 둘러싼 논란이 어느 정도 정리된 이후에도 특검의 수사 권한과 법적 근거라는 새로운 쟁점이 부상한 셈이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조작기소특검법안 내용에 큰 문제가 없다며 향후 특검과 중수청, 공소청의 적절한 역할 배분으로 충분히 위헌·위법 논란을 발생시키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양부남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명당'에서 "수사의 필요성은 우리가 어느 정도 입증이 됐다. 그렇다면 중수청이나 국과수에서 수사를 하고 이것을 거기에 해당되는 수사관이나 검사들이 문제가 있을 때 공소장으로 송치를 하는 이 시스템으로 갈 수도 있다"며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의해서 검사 파견을 하는 게 원칙에 반한다고 하는데, 공소청에 있는 검사가 파견받았을 때 공소청의 검사는 실질은 수사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이어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어긋나려면 한 사람이 수사도 하고 기소도 해야 되는데, 특검 이 사람은 와서 수사를 하는 것이고 특별검사가 기소를 하지 않느냐"라며 "공소청에 있는 검사가 한시적으로 와서 기소를 한 게 아니라 수사만 하고 특별검사가 기소를 하기 때문에 수사·기소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조작기소특검법안은 국회 본회의에 전날(5일) 상정됐으며 국민의힘이 반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신청해 전날 오후 4시부터 무제한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범여권은 필리버스터 시작 후 24시간이 경과됐을 때 재적의원 3/5 이상의 동의로 필리버스터를 종결할 수 있다는 국회법 조항에 따라 이날 오후 4시쯤 조작기소특검법안 국회 본회의 의결 절차를 밟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