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마케팅 비용 효율화를 단행하며 광고 물량이 줄어든 점이 실적 하락의 대표 원인으로 꼽힌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인해 MX 사업부 수익성 악화가 제일기획의 외형성장에 부담으로 작용 중"이라면서 "제일기획의 주요 관계사가 올해 매체 중심 광고비를 30%가량 절감했으며, 광고비 축소 기조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 말했다.
실제 제일기획의 3분기 매출총이익 가운데 삼성그룹 계열사 광고에서 발생한 계열사 물량 비중은 70%가량 차지해 계열사 광고 예산 변화가 실적에 영향을 주기 쉬운 구조다. 광고업계에서는 매체 집행비와 외주 제작비 등 직접 원가를 제외한 매출총이익을 주요 사업 성과 지표로 활용한다.
이에 제일기획은 비계열사 광고주를 새롭게 확보하며 고객 기반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제일기획은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아마존 애즈, 칼스버그, 카카오 커머스, 써브웨이 등을 신규 비계열 광고주로 확보해 비계열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총이익에서 비계열 광고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26.8%에서 올해 3분기 29%로 2.2%p 상승했다.
그러나 비계열 광고주 비중 확대가 전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실제로 제일기획의 계열사 매출총이익은 지난해 3분기 3348억 원에서 올해 3분기 3039억 원으로 309억 원가량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비계열사 매출총이익은 1226억 원에서 1241억 원으로 15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계열사 매출총이익이 10%가량 감소한 반면 비계열사 매출총이익은 1% 증가에 그친 셈이며 비계열 광고주 확대만으로 계열사 사업 부진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렇기에 제일기획에겐 비계열 광고주 확대에 더해 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적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제일기획은 지난 3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며 리테일, 체험 마케팅 등 핵심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들 사업은 기존의 TV나 신문 등 전통적 매체 광고를 넘어 매장 내 판촉 활동부터 소비자 체험 행사까지 아우르는 마케팅 사업으로 올해 3분기 전체 매출 총이익의 3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다.
이 가운데 리테일 마케팅은 오프라인 매장 설계, 상품 진열(VMD) 등 소비자의 구매 현장 전반을 관리하는 사업을 일컫고 체험 마케팅은 전시, 이벤트, 팝업 스토어 등을 통해 소비자가 브랜드와 제품을 직접 경험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제일기획은 올해 리테일 마케팅 사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한편 실제 소비자의 경험을 앞세운 체험 마케팅에도 힘을 쏟았다.
지난 5월에는 가상공간에서 매장 구조와 상품 진열을 시뮬레이션해 효율적인 매장 설계를 돕는 솔루션인 생성형 리테일 디자인 스튜디오(GRDS)를 공개했다. 제일기획 독일 법인에서는 매장 방문 경로와 업무 우선순위를 최적화하는 '스마트웨이즈'를 활용해 매장 관리 직원들의 연간 방문 횟수를 두 배로 늘리고 업무 시간을 66% 줄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체험 마케팅 분야에서는 지난 6월 진행한 카스 와이드 컵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제일기획은 축구 응원 현장에서 참가자의 입 크기를 AI로 측정하고 측정 결과에 따라 음료를 증정하는 소비자 참여 이벤트를 기획 및 진행했다.
하지만 이러한 제일기획의 사업 다변화 노력은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지 않다.
리테일 및 체험 마케팅의 2026년 3분기 매출총이익은 124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총이익 1418억 원보다 12.5% 감소했다. 2026년 1~3분기 누적 매출총이익 역시 408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총이익 4213억 원보다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향후 제일기획이 리테일 및 체험 마케팅 분야의 경쟁력 높이는 동시에 비계열 광고주 확보해 삼성그룹의 광고 효율화에 따른 실적 감소를 얼마나 만회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란 평가가 나온다.
최윤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광고주들의 브랜드 경험 중심 마케팅 수요가 늘어나면서 리테일과 오프라인 마케팅 등 비매체 광고 영역의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며 향후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