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 호황을 발판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 시대를 공식화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린 반면 완제품 사업은 원가 부담에 발목이 잡히면서 사업부별 실적 격차도 뚜렷해졌다.
메모리 사업의 호조는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지만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완제품 사업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떠안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대폭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3분기 현금배당 규모를 30조 원으로 확정한 데 이어 올해 잔여 주주환원 재원에 관한 구체적 실행 방안을 2027년 초에 발표하기로 했다.
향후 구체화할 나머지 주주환원에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주들의 관심도 배당을 넘어 추가 환원 규모와 방식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3분기 반도체 사업의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만 106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2026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95조2500억 원, 영업이익 107조4400억 원을 거뒀다고 29일 밝혔다. 2025년 3분기보다 매출은 126.9%, 영업이익은 783.1% 늘어난 것이다.
올해 1~3분기 누적으로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매출 500조6300억 원, 영업이익 254조17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08.8%, 영업이익은 980.3%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테크 기업 가운데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을 돌파한 가운데 메모리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사업부별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3분기 매출 147조1천억 원, 영업이익 106조5천억 원을 냈다.
메모리 사업에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발맞춰 HBM4 판매를 대폭 확대했고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시스템LSI 사업은 시스템온칩(SoC)과 이미지 센서를 공급하며 분기 외형을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도 HBM 베이스 다이의 매출 성장과 글로벌 거래선 대상 선단공정 판매 확대 영향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2나노 고성능컴퓨팅(HPC) 고객 중심으로 수주도 이어갔다.
반면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매출 52조1천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8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모바일경험(MX) 사업은 ‘갤럭시 Z 폴드8’ 등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로 매출을 확대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비용 부담에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높여 대응했다. 네트워크(NW) 사업에서는 북미 시장 및 소프트웨어 매출 감소로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종료로 수요가 감소해 매출이 줄었지만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비용을 효율화해 수익성 하락 폭을 제한했다. 생활가전은 원자재 비용 및 물류비용 상승의 영향을 받았다.
자회사들의 실적은 견고한 흐름을 보였다.
하만은 전장과 오디오 제품의 판매 확대와 미국 관세 환급 영향으로 매출 4조3천억 원, 영업이익 6천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8조 원, 영업이익 1조1천억 원을 거뒀다. 중소형 고객사의 신제품을 적기에 공급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렸다.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현금배당 규모를 모두 30조 원으로 확정했다. 삼성전자는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1주당 4601원을 3분기 현금배당으로 실시한다.
삼성전자는 나머지 최대 75조 원에 이르는 올해 주주환원 세부 내용을 확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전자의 올해 전체 주주환원 규모는 90조~110조 원이다. 지금까지 집행이 확정된 35조 원을 제외하면 잔여재원은 55조~75조 원 수준이다. 잔여재원 환원에는 현금배당과 함께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이 포함된다.
삼성전자는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 차이에 관한 시장의 관심을 고려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에 반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 보통주는 24만5천 원, 삼성전자 우선주는 19만26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말 이사회를 거쳐 2026년 잔여재원의 최종 주주환원 규모 및 구체적 실행 방안과 함께 차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 규모도 대폭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를 84조4천억 원 규모로 집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부문별로는 DS 부문이 76조8천억 원, 디스플레이가 3조8천억 원 수준이다.
지난해 시설투자 50조3천억 원과 비교하면 67.8% 증가한 것이다. 특히 DS 부문의 투자 규모가 지난해 47조5천억 원에서 1.5배 이상 확대된다.
삼성전자는 4분기 반도체 사업 성과에 힘입어 전체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DS 부문은 에이전틱 AI 도입 가속화에 따른 반도체 전반의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DX 부문은 연말 성수기를 맞아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