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론이 악화하면서 정치적 압박이 커지자, 미국 정부가 캐나다와 철강·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 대한 관세를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의 입장 차는 여전히 크지만, 미국 측이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논의에 진전이 나타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다만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자국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캐나다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는 합의안만을 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캐나다와의 무역 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캐나다 측 소식통은 미국이 중간선거를 염두에 두고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처럼 상황을 포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오른쪽)가 2025년 10월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각)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캐나다가 캐나다산 철강과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는 8월 무역 협상 결렬 이후 악화된 양국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고 보도했다.
이는 오는 11월3일 치러지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미국 여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관세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미국인 20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9월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6%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대상 관세 부과가 옳은 결정이라고 답했다. 반면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56%에 달했다.
특히 캐나다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접전이 예상되거나 공화당이 우세한 주에 타격을 주도록 보복관세를 설계했다. 대표적으로 오하이오주, 위스콘신주, 미시간주, 알래스카주, 메인주 등이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분쟁으로 이들 지역 주민들이 경제적 타격을 입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압박도 커졌다. 일부 지역의 공화당 후보들은 캐나다와의 무역 전쟁을 끝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이 미국인 16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2%에 불과했다. 공화당은 다음 주 중간선거에서 의회 다수당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캐나다 측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11월3일 이전에 철강 및 자동차 관세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으나, 미국 측 소식통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의 추가 양보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캐나다 정부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카니 총리는 26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매우 명확한 마지노선을 가지고 있으며, 8월에 제시된 방안에 서명할 의사가 없다"며 "어느 정도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면 그것은 미국이 우리의 입장에 더 가까워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미국은 8월에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유지하되 관세율을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카니 총리는 이어 "(캐나다)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는 합의안만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양국의 입장 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26일 캐나다 공영 방송 라디오캐나다와의 인터뷰에서 "실질적 대화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핵심적 요소가 남아 있다"며 "아직 합의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일부 캐나다산 농산물 및 임산물에 부과하던 50% 관세를 철폐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행정명령이 접전 지역 가운데 하나인 메인주의 여러 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미시간주에서 무역 분쟁이 곧 해결될 것이라고 연설하기도 했다.
다만 캐나다 측 소식통은 라디오캐나다에 미국 정부가 중간선거를 1주일 앞두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