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군으로 박균택·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두 사람의 과거 공소취소 관련 발언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두 의원 모두 검찰 고위직 출신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사건 대응에 변호사로 참여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공소취소를 둘러싼 견해에는 다소 차이가 발견된다.
박균택 의원은 조작기소나 잘못된 기소가 확인됐다면 공소취소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직접적으로 밝혀왔다. 반면 양부남 의원은 법률상 공소취소 요건이 충족되는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공소취소 추진' 여부로 쏠리는 가운데 두 사람 가운데 누가 법무부 장관으로 낙점될지 주목된다.
차기 법무부 장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양부남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27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민주당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박균택, 양부남 민주당 의원의 과거 이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박균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균택, 양부남 민주당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법무부는 대통령 변호인 사무실이 아니다"며 "공소취소 모임 장관 그리고 조작기소 특검을 즉각 철회하라"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장관 인사, 특검법, 대법원장 탄핵, 모두 대통령 재판이라는 하나의 과녁을 향하고 있다"며 "공소청 지휘권을 가진 법무부 장관은 최소한 통제 아래 사건의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두 의원이 이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활동했거나 검찰 수사 및 재판 대응에 관여한 이력이 있는 만큼, 법무부 장관에 임명될 경우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공소취소 권한을 둘러싼 논의와 장관 인선이 맞물릴 경우 법무행정의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박균택 의원은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문제에 대해 비교적 선명한 입장을 밝혀왔던 인물로 꼽힌다.
박 의원은 지난 5일 KBC광주방송 '뉴스메이커'에서 잘못된 수사와 기소가 드러났다면 당연히 공소취소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조작이나 잘못된 기소가 확인됐는데도 재판을 계속하는 것은 부당하며, 잘못이 밝혀졌다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논리다.
앞서 지난 8월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는 민주당이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안에 특검의 공소취소 권한을 포함하는 방안에도 개인적으로 찬성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8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는 "재수사를 하든 공소 취소를 하든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양부남 의원 역시 조작기소가 확인될 경우 공소취소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양 의원은 박 의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공소취소의 법적 요건과 적용의 보편성을 강조하며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자체를 정치적 특혜로 규정하기보다 법률상 허용된 절차로 접근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주고 있다. 대통령에게 적용되는 공소취소의 법적 요건이 일반 시민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취지다.
양 의원은 지난 23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요건이 충족된다면 대통령 사건이어서가 아니라 일개 국민의 시민의 사건이라 그건 당연히 공소취소 해야한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상 공소취소 요건이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공소취소를 전제로 비판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설명도 내놨다.
박 의원이 공소취소의 '당위성'에 무게를 둔다면, 양 의원은 '요건 충족'을 앞세워 특혜 논란을 차단하는 데 방점을 찍는다. 같은 결론을 향하더라도 접근점이 다른 셈이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이 공소취소 문제에서 보다 적극적인 메시지를 낼 인물을 택할지, 법적 요건 안에서 논란을 관리할 인물을 택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에서는 대통령 본인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가 사실상 '셀프 면죄부'가 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누가 지명되든 인사청문회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이 대통령이 고려하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들이 공소취소 의원모임에 참여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후임 장관이 공소취소를 추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후보자의 도덕성뿐 아니라 공소취소를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 인물인지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인선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장성철 공론센터소장은 26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낙마한 김승원 후보자를 비롯해 세 분 모두 대통령 공소취소와 관련된 교집합을 찾을 수 있는데 대통령이 내 사건 5개 재판 공소취소를 했으면 좋겠다는 명백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보인다"라며 "만일 법무부 장관으로서 공소취소를 처리하게 된다면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와 대통령 국정수행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될 가능성을 놓고 말을 아끼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26일 국회에서 장관 후보자로 내정됐는지, 검증에 동의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뇨 그런 적도 없었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라고 짧게 답했다. 양 의원도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저는 전혀 통보받은 적이 없고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