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이 기업 가치를 1조5천억~2조 달러(약 1988조~2650조7천억 원)로 평가받는 것을 목표로 11월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앤트로픽이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배 증가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향후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할 계획인 가운데, IPO로 조달한 자금만으로는 투자 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앤트로픽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현재 시장에서 AI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어 앤트로픽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관련 소식이 2026년 10월26일 미국 뉴욕시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장에서 화면에 표시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앤트로픽은 26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를 위한 투자설명서를 제출했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11월 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AP통신은 이날 "앤트로픽은 이번 IPO를 통해 6월 스페이스X가 세운 860억 달러(약 113조8천억 원) 규모의 IPO 자금 조달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IPO가 성사되면 앤트로픽은 오픈AI보다 먼저 상장하게 되므로 경쟁 AI 기업들 사이에 대규모 상장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아직 앤트로픽의 최종 자금 조달 규모와 기업 가치, 공모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시장은 앤트로픽의 기업 가치가 1조5천억~2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P통신은 "만일 앤트로픽의 기업 가치가 1조5천억 달러에 달하면 앤트로픽은 테슬라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장 기업 가운데 하나가 된다"며 "앤트로픽이 IPO로 조달할 자금은 최대 1천억 달러(약 132조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스페이스X의 기록을 넘어서는 규모다"고 전망했다.
앤트로픽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IPO로 조달한 자금의 일부는 다른 기업 및 기술 인수와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사업 확장, 인프라 투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앤트로픽은 올해 상반기 160억 달러(약 21조 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807억 달러(약 106조8천억 원)의 순손실도 기록했지만, 이 가운데 724억 달러(약 95조8천억 원)는 자금 조달 계약과 관련한 회계 조정으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30억 달러(약 17조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문제는 앤트로픽의 향후 투자 계획이다. 뉴욕타임스는 26일 "앤트로픽은 향후 10년간 데이터 센터, 칩, 컴퓨팅 파워 등에 최대 8070억 달러(약 1069조 원)를 지출하기로 계약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취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어서 "앤트로픽은 1천억 달러를 조달할 수 있는 IPO로도 인프라 투자 비용을 충당하기에 부족할 수 있으며,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앤트로픽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IPO를 서두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데이비드 후 경영학과 교수는 앤트로픽의 IPO 신청이 재정 기반을 다각화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진 것으로 해석했다.
후 교수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앤트로픽은 오픈AI에 비해 재정적 안정성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거나 적어도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 지금 IPO를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AI 수요가 감소하거나 시장이 붕괴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AI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AP통신은 "투자자들은 AI 산업의 막대한 자금 조달 규모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여러 테크 기업들이 IPO 계획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반지 제조업체 오우라는 9월29일 상장을 연기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대기업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SB에너지도 10월 22일 상장을 미룬다고 밝혔다. SB에너지는 3월20일 미국 오하이오주에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는 방안을 제안했었다.
뉴욕타임스는 "AI 기술에 대한 수요가 둔화한다면 AI 기업들의 막대한 투자를 정당화할 만큼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앤트로픽의 실적 등을 상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기술·미디어·통신 투자 분석기업 라이트셰드 파트너스의 브랜든 로스 애널리스트는 뉴욕타임스에 "투자자들은 앤트로픽이 투자 약속을 이행하고 기업 가치에 걸맞은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를 판단하기 위해 실적을 거의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