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친구의 조카 이름이나 이야기에 필요한 단어를 까먹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일시적 기억 상실은 정상적인 현상이지만 많은 성인들이 이를 치매의 징후로 여기고 두려워한다.
노화에 따른 정상적인 건망증인지 구분하는 5가지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Pixabay
뇌가 노화되는 속도는 개인마다 다르다. 소위 '슈퍼 에이저'로 불리는 사람들은 90세까지 살면서도 30대처럼 인지 능력 검사를 잘 수행하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그보다 수십 년 일찍 인지 기능에 변화가 나타난다.
미국 코네티컷주 예일 의과대학 신경학과 조교수인 캐롤린 프레더릭스 박사는 "평균적으로 많은 인지 능력 검사에서 사람들은 30세 무렵 정점을 찍고 그 이후로 서서히 감소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들면서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수행 능력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매우 정상적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정상적 노화로 인한 사고력·기억력 변화와 치매 징후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실제로 정상 노화로 간주되는 현상은 다음과 같다.
1.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젊은 사람이 할머니의 전화번호를 외우는 것은 쉬울지 모른다. 하지만 할머니가 손자의 전화번호를 외우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뉴욕시의 응급 정신과 의사인 아조아 스몰스-맨티 박사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 것이 다소 어려워진다. 그는 "그걸 배우려면 몇 번 더 반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년층이 최신 컴퓨터 기능이나 스마트폰 기술 등을 배우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2. 적절한 단어를 찾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사고 속도가 전반적으로 느려진다.
켄터키주 루이빌대학교 건강센터 뇌척추연구소의 신경심리학자 로버트 언더우드 박사는 많은 이들이 특정 단어나 구절을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현상을 "마치 혀끝에서 맴도는 듯한 현상"이라고 표현했다. 스몰스-맨티 박사는 "누군가의 이름을 잊어버렸다가 몇 분 후에 기억해내는 경우 등 이 모든 것은 흔히 노화와 함께 나타나는 현상으로 대부분의 경우 치매 증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3. 왜 방에 들어왔는지 잊어버린다
침실에 휴대폰 충전기를 가지러 갔다가 개야 할 빨래 더미에 정신이 팔릴 수도 있다.
프레더릭스 박사는 "그러다가 방을 나서면 그때서야 모든 게 기억난다"며 "그런 이야기는 노화의 전형적 특징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에 들어가서 무엇을 가지러 왔는지 잊어버리는 것 또한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4.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언더우드 박사는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잊어버리는 건 흔한 일"이라며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몰라서 하루 일과가 완전히 망가지는 경우가 아닌 이상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 이러한 행동들은 정상적 노화과정으로 볼 수 있다.
5. 멀티태스킹이 더 어려워진다
스몰스-맨티 박사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멀티태스킹이 더욱 어려워진다.
예전에는 이메일을 쓰면서 저녁을 준비하고 작업 공간을 정리하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 모든 일을 동시에 하기가 점점 어려워질 수 있다. 스몰스-맨티 박사는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려다 음식을 태우는 일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 사물의 이름을 잘못 부리기 시작한다면...
단어를 생각해내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일 수 있다. 하지만 포크를 달라고 하면서 실수로 냅킨이라 부르거나, 펜을 종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사물의 이름을 잘못 부르기 시작한다면 이는 더 이상 정상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프레더릭스 박사는 "만약 가족들이 '방금 5분 전에 똑 같은 질문을 했잖아'라고 말하기 시작한다면 이는 매우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식료품점에서 집으로 운전해 가는 등 익숙한 길에서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것 또한 우려할 만한 징후"라고 말했다.
기억력, 사고력 또는 언어능력의 변화가 기능적 능력에 영향을 미칠 때 이는 우려스러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언더우드 박사는 본인이나 가족의 인지 기능 변화가 걱정된다면 검사를 해주는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꼽았다.
그는 "예전보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더 많이 받아야 한다면 그것은 치매 증후군의 심각한 징후일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때때로 인지 기능 저하는 치매와 전혀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새로운 약물 복용, 수면 부족 또는 노년기의 스트레스처럼 기분 변화 때문일 수 있다.
◆ "치매 위험의 50%는 되돌릴 수 있다"
치매는 유전적 요인도 있으므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프레더릭스 박사는 "치매 위험의 거의 50%는 되돌릴 수 있거나 소위 우리가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이라고 부르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평생 동안 치매 위험을 낮추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에는 고콜레스테롤, 당뇨병, 난청 치료, 운동, 지중해식 식단인 MIND 식단과 같은 영양가 있는 식단 섭취, 우울증 관리, 금연 등이 있다.
또 언더우드 박사는 인지 기능 저하의 위험 징후가 보이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허프포스트코리아는 미국 허프포스트와 제휴를 통해 기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번역·정리 고예신 허프포스트코리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