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가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거나 '내란법(Insurrection Act)'을 발동할 가능성을 닫아두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미국 오클라호마주 듀랜트의 촉토 이벤트 센터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에서 공화당 오클라호마 주지사 후보 마이크 마제이를 응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와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거리 폭력이 발생하지 않는 한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겠다고 확답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번 인터뷰는 9월28일 백악관에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어떤 것도 배제하거나 확정하지 않는다"며 "지켜보자"고 답했다. 이어 자신이 먼저 "내란법을 말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기자가 그렇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 나는 아직 그것을 사용한 적이 없다"면서도 "사용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때때로 그 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중간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할 경우 내란법을 발동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내란법은 반란이나 대규모 소요 등 일정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미군이나 주방위군을 국내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한 연방법이다. 그러나 이 법을 발동하더라도 대통령이 선거를 직접 관리하거나 선거 절차를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더 나아가 타임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오는 중간선거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을 투표소에 배치할 계획이 있는지도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녹록지 않은 정치적 환경 속에서 나왔다. 장기화한 미국-이란전쟁과 고물가에 대한 불만이 겹친 가운데 중간선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과 벌이는 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언급했던 기간보다 길어졌다. 타임은 인터뷰에서 많은 미국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전쟁이 "4~6주" 정도면 끝날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는 미국의 개입을 짧게 끝낼 생각이었지만, 이후 전쟁을 더 이어가기로 결정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10월1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듀랜트의 촉토 이벤트 센터에서 열린 오클라호마주 공화당 주지사 후보 마이크 마제이의 중간선거 유세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여론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기자가 "대통령의 여론조사 수치가 어느 때보다 낮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가짜 수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늘 당장 누구와 붙더라도 20%포인트 차이로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론조사 기관들을 향해서도 "부패했다"며 언론인들만큼이나 부패했다고 비난했다.
같은 날 공개된 여론조사 수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거리가 있었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산하 NORC 공공문제연구센터가 지난 9월24일~28일 미국 성인 21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생활비 부담 대응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경제 전반에 대한 대응을 지지한다는 응답 역시 26%에 머물렀다.
특히 응답자의 65%는 계속되는 고물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대통령의 통제 밖에 있는 요인보다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이란전 여론도 좋지 않았다. 응답자의 69%는 이란과의 전쟁이 싸울 만한 가치가 없었다고 답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대응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8%였다.
미국 내 여론에는 불만을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이스라엘에서의 인기를 묻는 질문에는 자신감을 한껏 드러냈다.
기자가 "이스라엘에서 인기가 아주 높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한 99%쯤 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들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며 "정말 엄청나게 많이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