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원칙론자들과 핵심지지층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수청장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지 않으면서 이 대통령을 향한 전통적 지지층의 낙담과 반발이 예상된다.
청와대가 1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인 김지용 변호사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기홍 홍보소통수석은 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금명간 국회로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 수석은 "김 후보자에 대한 추가검증 결과 당초 검증결과와 달라진 게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의혹 중에는 사실과 다르거나 막연한 추정 수준의 내용도 있었고, 현 단계에서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 소명 기회를 박탈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달 7일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제청했으나 이후 여권 검찰개혁 원칙론자들을 중심으로 김 후보자에 대한 강한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고, 이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추가 검증을 지시했다.
성 수석은 "제기된 의혹 중 소위 ‘친윤 검사’라는 주장은 전혀 맞지 않다"며 "2020년 8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2021년 6월 대검 형사부장으로 부임해 윤석열의 장모 최은순의 모해위증 사건 불기소 처분 과정에서 판단 누락과 수사 미진 사실을 확인하고 같은 해 7월 재기수사명령을 내린 바 있다"고 말했다.
성 수석은 이어 "이런 사정으로 2022년 6월 윤석열 정부의 첫 인사에서 지방으로 좌천됐다"며 "1년 뒤인 2023년 8월 사실상 쫓겨나게 되는 등 친윤 검사 주장은 허위의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사진)이 1일 페이스북에서 김지용 후보자 임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은정 페이스북
그러나 김 후보자 임명을 반대해 온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청와대의 설명에 강하게 반박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2020년 12월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사건' 감찰·수사 방해와 재판부 사찰 문건 작성 및 배포 등을 이유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을 처분했고 윤석열 측은 징계처분 취소 소송을 냈으나 2021년 10월 14일 열린 1심에서 패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지용 등 당시 검사장 17명은 이러한 중대 비위로 징계 청구된 윤석열을 비호하기 위해 성명을 발표하며 집단행동에 돌입했다"며 "2025년 11월,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된 검사장 18명이 또 집단 성명을 발표했을 때와 판박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수사 재개를 지시한 것도 김 후보자지만 무혐의 처분을 내린 책임자도 김 후보자였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최은순에 대해 재기수사 명령을 내린 것은 김지용 전 검사장이 맞지만, 4개월 후 최은순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직접 승인해 준 것도 바로 김지용 전 검사장"이라며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개혁을 주장했거나 윤석열에 맞섰던 검사들은 모두 법무연수원으로 좌천됐는데 일선 고검 차장 자리도 좌천이라 주장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자가 친윤 검사였다는 논란과 별개로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의 핵심인 중수청의 초대 수장에 검찰의 수사권 축소에 반대했던 인물을 임명한다는 점도 민주당 핵심 지지층의 강한 반발을 샀다.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은 최근 유튜브 방송 '박시영TV'에 출연해 "왜 중수청장이 김지용이어야만 하는 것인지 설명을 안 한다"며 "제도가 개혁됐기 때문에 과거 검찰처럼 수사권 악용을 못 한다고 하는데 같은 물에 있는 것들이 지금 나눠져서 가는데 행안부에 있든, 법무부에 있든 자기들끼리 연락해서 무조건 기소하자 이런 위험성을 늘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번 결정은 이 대통령이 그동안 강조해 온 검찰개혁의 방향과 인사 원칙을 둘러싼 핵심지지층의 요구와 거리가 먼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지층 일각에서는 초대 중수청장 만큼은 검찰개혁의 상징성과 개혁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인사를 발탁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결국 후보자 교체를 요구해온 핵심 지지층의 목소리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 인선을 고집했다.
뉴 이재명 성향의 평론가와 지지층들은 대통령 인사권을 흔든다며 강하게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 이 대통령은 결국 뉴 이재명 측의 주장대로 행동한 셈이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광복 이후 반민특위를 만들었는데 친일파를 위원장으로 임명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며 "개혁하는 자리에 개혁의 대상이 들어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우려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중수청장 후보를 잘 뽑았다고 평가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법사위원장으로서는 말(논란) 없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