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국정성과를 홍보해 달라 독려했다. ⓒ이재명 엑스 갈무리
이 대통령은 하루 동안 엑스(X· 옛 트위터)에 무려 12개의 게시물을 잇달아 올리며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적극 감쌌다. 또한 정부의 국정성과를 홍보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반대 의견을 '거짓 선동'이라 규정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앞서 그는 지난달 18일 기자회견에서 잘못된 부분을 성찰하고 국민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SNS 활동'은 귀를 열기보다 일방적으로 입을 여는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1일 엑스에 '이재명 정부 1년 성과에 옆집 뽀비도 놀랬다'라는 이잼위키 계정의 글을 공유하며 "많이들 함께 해주세요, 좌아하게 말입니다"라고 적었다. '이잼위키'는 일반 국민들이 참여해 이재명 정부의 국정성과를 기록하는 사이트로 '뉴 이재명' 성향의 지지자들이 만들고 운영하는 곳이다.
주목을 끈 것은 이 대통령이 쓴 '좌아하게'라는 표현이다. '좌아하게'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쓰이는 말로 '우아하게'에서 '우'를 좌파의 '좌'(左)로 바꾼 단어다. "좌파적 성향이나 입장을 담아 점잖고 기품 있게 행동하거나 말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일각에서는 '좌아하게'라는 단어가 주로 "좌아하게 선비질 하네요" 등으로 좌파를 멸칭하는 용어라는 주장도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 중에서도 '좌아하게'를 처음 접해본다는 글이 올라올 만큼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단어는 아니다. 이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쓰기엔 부적절한 단어 선택이라는 비판적 반응도 나온다.
지지자들을 향해 '국정 성과 홍보'를 독려하는 메시지도 반복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언론과 유튜브가 이 대통령의 외교 성과 뉴스를 다룬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글을 공유한 뒤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다고, 믿었던 유튜브 채널이 알려주지 않는다고 섭섭해 하지 맙시다"라며 "국민의 관심과 격려, 특히 대통령 친구님들의 참여와 실천이 꼭 필요합니다. 함께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지난달 미국·멕시코 순방 당시 "청와대가 유시민 작가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언론의 관심이 순방보다 유 작가와 청와대의 갈등에 쏠릴 수밖에 없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에서 이 대통령을 향해 "유시민씨와 이전투구는 피 같은 세금 들여 외교하러 나가서도, 추석 연휴 중이라도 도저히 미룰 수 없나 보다"라며 "외교 하러 해외 나갔으면 유시민 얘기 말고 외교를 하라"고 꼬집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SNS를 통해 국정성과를 알리는 데 주력하는 것을 보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거 패배 뒤 '국정방향보다 홍보가 안 된 것이 문제'라는 태도를 보였던 모습이 떠오른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정부가 국민들의 삶이 나아졌다는 걸 자연스럽게 체감하도록 만들어야 되는데 잘한 부분을 널리 알려 지지율 하락을 막아보자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올린 SNS 게시물을 통해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해 친윤 검사가 아니라며 반박했다. ⓒ이재명 엑스 갈무리
국정홍보와 함께 이 대통령은 1일 SNS에서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는 일반 국민의 글을 리트윗하면서 '친윤'(친윤석열) 검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김지용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당시 추미애 법무장관이 검사장으로 발탁 승진시켰다"며 "윤석열 검찰총장 때 대검 형사부장이었는데 윤석열 총장의 장모 최은순씨의 모해위증교사 무혐의 사건을 재기수사명령을 내려 기소하라고 했고, 이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지방 차장검사로 좌천되었다가 결국 쫓겨나다시피 사직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알면서도 친윤 정치검사라 거짓주장하시는 건 아닐 것으로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의 친윤 검사 논란을 두고 '억지주장', '허위', '국정방해' 등으로 규정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맛집이라기에 추천받아 찾아갔지만 막상 들여다보니 위생은 엉망이었고, 직원들도 불친절했다"며 "겉으로 내건 간판과 실제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뒤에, 다른 이들에게 그곳을 권할 수는 없었고 적어도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만큼은 내가 본 사실을 알려주고, 같은 실망을 겪지 않도록 말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감싸며 친윤 검사가 아니라는 이유 중 하나로 추 지사가 법무부 장관 당시 승진시켰다는 사실을 들자 이를 '식당'에 비유해 반박한 것으로 해석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던 2020년 제21대 총선 기간에 대검찰청이 당시 야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해 수사하려 했던 이른바 '고발사주' 제보자인 조성은씨도 이 대통령의 '김지용 후보자 감싸기'를 반박했다.
조씨는 "추미애 법무장관의 김지용 후보자 검사장 임명은 2020년 8월인데 김 후보자는 3개월 뒤인 11월 윤석열 징계 반대 연판장에 서명했고, 최은순씨 수사 재개는 무혐의로 결론났다"며 "대통령이 기초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친윤범죄 검사랑 뒹굴고 싶어서 안달난 꼴"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의 'SNS 소통'은 갈등과 논란을 더욱 키우자 여권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9월29일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서 "대통령이 엑스를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국민과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의 말씀은 대통령의 언어가 필요한 것이고 좀 묵직해야 되는데 자꾸 말썽이 돼서 걱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SNS를 그만해야 된다는 정치권 안팎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앞으로도 SNS를 자주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9월28일 엑스 글에서 "모든 언론, 기득권자들이 나서 저를 고립시키고 사실을 왜곡하고 허위사실로 음해하며 공격할 때 저와 국민들을 연결시켜 진실을 알리고 저를 살려 준 것도, 저를 지금의 이 자리까지 이끌어 준 것도 SNS다"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