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를 목적으로 10대 여고생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윤기(24)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우리나라가 실질적인 사형폐지국이라는 점과 사형과 무기징역 사이의 형벌 체계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장윤기에 대한 선고 공판이 열리는 2026년 9월30일 오후 광주지방법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윤기가 법정으로 출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이정호)는 30일 성폭력처벌법상 강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장윤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아울러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과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등에 대한 10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장윤기에게 적용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야 한다는 검사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사형을 선고하지 않은 이유를 두고는 "우리나라는 실질적인 사형폐지국이고, 사형과 무기징역 사이의 간극을 메울 절대적 종신형이 없다는 점, 대법원 판례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장윤기는 5월5일 광주 광산구 월계동에서 귀가하던 이모 양을 차량으로 납치한 뒤 성폭행하려다 여의치 않자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이양의 비명을 들은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 현장으로 달려오자 장윤기는 이 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이번 사건 외에도 장윤기에게는 여러 성범죄 혐의가 적용됐다. 범행 이틀 전에는 아르바이트 동료 여성을 스토킹한 뒤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으며,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당시에는 청소년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도 추가됐다.
장윤기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문을 제출했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한 가정에 지워지지 않는 아픔을 남겼다"며 "평생 죗값을 가져가겠다.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이날 선고공판에 출석한 장윤기는 짧게 자른 머리에 연갈색 수의를 입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재판을 받았다.
한편 장윤기의 부친은 사건 수사 과정에서 수사 상황을 파악하고 범행 관련 물품을 훼손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1심 선고가 끝난 뒤에도 유족의 슬픔은 가라앉지 않았다. 사형 선고를 원했던 이양의 어머니는 법정에서 한동안 일어나지 못한 채 "엄마가 미안하다"고 오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