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국 BGF 부회장이 올해 초 밝힌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신규 국가 진출 확대'가 대규모 물류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홍 부회장은 지난해 9월 부산 물류센터 상량식에서 "이번 상량식은 하나의 건물이 아닌, 하나의 꿈이 솟아오르는 순간을 기념하는 자리"라며 "부산 물류센터는 수출입 전진기지 역할로 BGF리테일의 미래 성장 동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뒤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이사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진출국별 현지 맞춤 전략과 신규 국가 진출 확대를 올해 글로벌 사업의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6개월 뒤, BGF리테일은 부산신항 배후에 국내 편의점 업계 최대 규모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며 해외 사업 확대에 필요한 공급 기반을 완성했다.
홍정국 BGF그룹 부회장이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부산신항 인근에 대규모 물류 거점을 구축했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16일 BGF리테일의 행보를 종합하면 이번 부산 물류센터는 편의점 브랜드 CU의 해외 사업 확대를 뒷받침할 '수출 전진기지'다. 해외 점포가 늘어날수록 커지는 상품 공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물류 거점을 먼저 마련했다. BGF리테일은 이날 부산 강서구 구랑동 부산 국제산업물류도시에서 부산 물류센터 준공식을 열었다.
이 센터는 국내 CU 점포 배송과 해외 수출입을 한 곳에서 처리한다. 부산신항과 가까운 입지를 활용해 영남권 CU 점포에 상품을 공급한다. 해외 CU 점포로 상품과 사업에 필요한 물자를 보내는 역할도 맡는다. 현재 CU가 진출한 곳은 몽골·말레이시아·카자흐스탄·미국 하와이 등이다.
CU의 해외 사업도 현지 점포를 늘리는 데서 한국 상품 수출과 현지화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CU는 2018년 몽골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미국 하와이로 진출 지역을 확대했다. 국내에서 인기를 얻은 생레몬 하이볼과 연세우유 크림빵 등을 해외 CU 점포에 공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해외 사업을 키우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BGF리테일이 올해 초 글로벌 사업의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것은 '하이퍼-로컬리제이션(초현지화)'이다. 진출국의 소비자와 시장 특성에 맞춰 상품과 매장 운영을 세밀하게 현지화하는 전략이다. 기존 진출국의 맞춤형 운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규 국가 진출도 검토하기로 했다.
해외 점포가 늘고 현지 맞춤형 상품 공급이 확대될수록 물류 수요도 커질 수밖에 없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해외 점포 확대와 함께 한국 상품 수출이 늘고 있다. GS25는 베트남과 몽골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면서 국내 PB(자체 브랜드)와 차별화 상품의 수출을 늘리고 있다. 이마트24도 말레이시아·캄보디아·인도 등으로 진출 지역을 넓히며 현지 점포에 한국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이런 변화에 앞서 앞으로 늘어날 물동량을 감안해 대형 물류 거점을 먼저 확보했다. 해외 점포 확대와 상품 공급이 본격화된 뒤 물류망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해외 사업이 커지는 단계에 맞춰 공급 기반부터 갖춘 것이다.
BGF리테일이 부산을 택한 것은 부산신항과 영남권 점포를 함께 활용할 수 있어서다. 부산센터는 항만을 통한 수출입 물류와 영남권 점포 배송을 연결한다. 부산에는 다이소 부산허브센터를 비롯해 롯데쇼핑과 쿠팡의 대규모 물류시설도 들어서 있다. 항만을 활용해 국내 물류와 해외 수출입을 연결하려는 유통업체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선제적으로 구축한 거점인 만큼 투자 규모도 크다. 부산 물류센터는 부지 4만7186㎡(약 1만4300평), 연면적 12만8073㎡(약 3만8700평) 규모로 조성됐다. 총 2600억 원을 투입한 BGF리테일의 최대 물류 인프라 투자로, 국내 편의점 업계 최대 규모의 물류센터다. 기존 중앙물류센터보다 2배가량 크다. 현재 저온센터를 가동하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상온센터도 가동한다.
물류 처리 과정에도 자동화 기술을 적용했다. 셔틀 기반 자동입출고 시스템과 오토 라벨러, 디지털 피킹 시스템 등을 갖췄으며 국토교통부 스마트물류센터 예비인증 1등급을 받았다. 옥상에는 연간 최대 2700M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시설도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