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과 무신사, 풀무원 등이 가격은 올리고 세금은 덜 낸 혐의로 국세청 조사를 받는다. 국세청은 이들이 실제보다 비용을 부풀리거나 회사 돈을 사주 일가에 넘겨 세금을 줄였다고 판단했다.
이성글 국세청 조사국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물가 불안을 조장한 탈세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세청은 생활비와 밀접한 업종의 탈세 혐의자 41곳을 조사한다고 14일 밝혔다. 탈루 혐의액은 1조 원에 달한다.
조사 대상은 농축산물 유통업체 23곳, 가공식품·외식 프랜차이즈·배달 플랫폼 16곳, 패션 플랫폼 2곳이다. 중견기업 8곳과 중소기업 33곳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2곳은 코스피 상장사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가격 인상의 근거가 된 원가가 실제로 올랐는지부터 살핀다. 관계회사에 비용을 떠넘기거나 이익을 빼돌린 사실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배민은 해외로 이익 빼돌린 혐의
배달 플랫폼에서는 배달의민족이 국내에서 번 돈을 해외로 넘기면서 세금을 덜 낸 혐의로 조사를 받는다.
국세청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국내에서 번 1조 원대 이익을 복잡한 자본 거래를 통해 독일 모회사로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에서 내야 할 1천억 원대 세금을 원천징수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해외 관계사에 업무지원 용역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부당하게 공제받은 혐의도 있다.
프로모션 비용을 입점업체에 떠넘긴 혐의도 조사한다. 국세청은 배달의민족이 음식점과 슈퍼마켓 등에 프로모션 비용을 수수료와 광고비 형태로 부담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풀무원은 관계사 비용까지 제품 원가에 넣은 혐의
풀무원은 관계회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제품 원가에 넣어 가격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풀무원이 원재료비와 물류비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크게 올렸다고 봤다. 하지만 실제로는 국내외 특수관계법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제품 원가에 포함한 것으로 파악했다.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관계회사의 비용을 대신 낸 혐의도 있다. 국외 관계사에 거액을 지원하면서 이자를 받지 않은 혐의도 조사한다.
사주가 부친에게 관계사 주식을 무상으로 받고도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은 혐의도 함께 들여다본다.
◆무신사는 높은 수수료에 원가까지 부풀린 혐의
패션 플랫폼에서는 무신사를 포함한 2곳이 조사 대상이다. 입점업체에는 높은 수수료를 받고, 회사 원가는 부풀린 혐의다.
국세청은 이들이 높은 플랫폼 이용률을 바탕으로 입점업체에 높은 수수료를 적용했다고 봤다. 국세청은 가격을 갑자기 올린 정황도 들여다본다.
매출을 일부러 누락한 혐의도 있다. 특수관계법인에 광고비와 용역비를 과다하게 지급하고 재고를 비싸게 사들여 원가를 부풀린 혐의도 포착됐다.
법인 명의로 고가 아파트를 빌려 사주가 개인적으로 거주한 혐의도 조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