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이 건강보험과 변액보험을 성장의 양대 축으로 설정하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신계약 CSM이 늘어나고 모집 실적이 확대되는 만큼 그 비용도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에셋생명의 두 성장 동력이 오히려 보험손익과 재무건전성을 끌어내리는 역설에 직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이 제시한 '투트랙 전략'이 순항하고 있지만 보험손익과 재무건전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9월14일 미래에셋생명 2026년 상반기 실적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건강보험과 변액보험이 신규 계약 측면에서 호조를 보였다.
김재식 부회장이 내세운 건강보험과 변액보험을 동시에 키우는 '투트랙 전략'이 일정 부분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김 부회장은 최근 '2025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안정적 보험사업에서 창출되는 자본을 기반으로 장기 가치 투자를 실행하겠다"며 "보험과 투자를 융합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보험을 강화한 뒤 그 수익을 기반으로 장기 가치 투자를 실행해 주주가치와 고객가치를 동시에 제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2026년 상반기 건강보험 신계약 CSM은 259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0.6% 증가했고 2025년 5월 출시한 변액보험 상품이 2026년 7월까지 740억 원 이상의 모집 실적을 냈다.
문제는 이러한 김 부회장의 투트랙 전략이 수익성 측면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의 실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의 연결 기준 2026년 상반기 보험손익은 -133억 원이다. 보험서비스 수익보다 비용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한 결과다.
눈에 띄는 점은 비용 가운데 건강보험 사업비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2025년 상반기 1695억 원이었던 건강보험 사업비가 2026년에는 3242억 원으로 91.3% 증가했다.
영업 확대로 미래 수익성 지표인 CSM이 불어났지만 동시에 보험서비스비용을 키워 보험손익이 적자로 돌아서는 데 일조한 셈이다.
보험손익뿐 아니라 재무건전성에도 노란불이 들어왔다.
미래에셋생명의 상반기 지급여력비율(K-ICS 비율)은 155.3%로 1년 전보다 28.2%포인트 떨어졌다.
미래에셋생명은 K-ICS 비율이 감소한 원인으로 건강보험 판매 확대로 인한 보험위험액 증가와 변액보험 주식 순자산가치(NAV) 증가에 따른 시장위험액 증가를 지목했다.
미래에셋생명의 두 성장 동력이 재무건전성을 해치는 방향으로 작동한 셈이다.
건강보험은 신계약이 늘면 요구자본이 즉시 커지지만 이익은 CSM 형태로 수십 년에 걸쳐 나눠 잡히는 구조라 단기적으로 K-ICS 비율을 낮추는 건 나쁜 신호라기보다 자연스러운 현상에 가깝다.
반면 변액보험은 위험회피(헤지) 부족으로 재무건전성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액보험은 계약자에게 최저 보증을 약속하는 상품이라 이 위험을 파생상품 등으로 상쇄해두지 않으면 특별계정 자산가치 변동이 고스란히 시장위험액으로 잡혀 K-ICS 비율을 끌어내린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18일 보고서를 통해 "변액보험 최저보증 헤지를 하지 않아 관련 준비금을 100% 적립하는 구조"라며 "경쟁사 대비 보증준비금 부담이 구조적으로 크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의 K-ICS 비율은 금융당국의 규제 수준인 130%는 상회하지만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IFRS17이 도입된 2023년 210.8%를 기록한 뒤 2024년 192.4%, 2025년 176.7%로 매년 15%포인트 이상 하락한 데 이어 2026년에는 반기만에 21.4%포인트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