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검사 정원 등에 문제가 제기된 공소청 직제안 수정을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0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게 바로 잡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공소청 출범이 3주 정도 남은 시점에서 정부가 검찰의 수사인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채 설익은 공소청 직제안을 발표했다는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과 공소청 부분 등에 있어 검찰개혁의 불가역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공소청 직제안을 잘 살펴보겠다고 이미 당이 천명한 바 있다"며 "대통령께서도 이미 (공소청 직제안 수정) 말씀을 천명해서, 원칙과 절차와 내용과 표현에 있어서 검찰개혁의 완성을 이뤄가는 데 있어 혹여나 공소청 직제 개편이 오해와 왜곡, 역행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도 "수사와 공소를 담당하던 검찰이 이제는 수사 업무를 하지 않게 됐는데도 검사 정원을 그대로 유지하는 검사정원법 시행령에 여전히 우려와 불신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어제 이 대통령께서 공소청 직제안과 시행령에 대해 미흡한 부분은 수정하고 보완하라고 직접 지시했다. 새 형사사법 체계의 대전환을 앞두고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취지에 맞도록 끝까지 제대로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해외순방을 마치고 돌아와 공소청 직제안 문제를 보고받은 뒤 검찰 정원을 둘러싼 문제, '사법통제부' 명칭을 결정하는 문제 등에서 정부가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가 지난 4일 입법예고한 공소청 직제안은 검찰의 총정원을 현재 1만706명에서 8412명으로 21.4%(2294명) 축소하되, 검사 정원은 현행 2292명을 유지하도록 했다. 또 범죄정보기획관실과 인지·합동수사부서 등 수사 조직을 폐지하는 대신 전국 18개 지방공소청에는 경찰 등의 불송치 사건을 점검하는 '사법통제부'를 두도록 했다.
공소청이 수사 기능을 전혀 수행하지 않는데도 검사 정원이 그대로 유지하는 직제안이 발표된 것을 두고 언제든 기회가 됐을 때 '검찰'을 다시 부활시키기 위한 의도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검사 인원과 수사 인력이) 왜 안 줄어들었지? 그리고 왜 줄일 계획이 없다 그러지? 그거는 경우에 따라서는 다시 원상 복귀할 거를 대비하겠다는 거 아닌가, 이런 걱정이 들었던 게 맞다"며 "대통령의 지시는 필요하면 검사정원법 개정도 하라는 취지이신 것 같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단순히 직제안의 일부 내용을 고치는 문제를 넘어, 공소청 출범을 준비해온 정부의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공소청의 검사 정원을 그대로 유지하는 안을 출범 3주를 앞두고 내놓았고 결국 대통령이 직접 수정·보완을 지시하는 상황까지 초래했기 때문이다.
박병언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검찰청 폐지 후 그 운영의 기본이 되는 검사 인력조정 문제가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되지도 않은 채 입법예고 되었음이 드러난 셈"이라며 "이런 난맥상은 기본적으로 2025년 10월1일 출범한 정부 검찰개혁추진단이 검찰의 수사권 보유를 전제로 실무를 준비해 왔기에 일어난 일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