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학교 분실물 센터에 옷부터 텀블러, 운동화, 가방까지 주인이 찾아가지 않은 물건들이 수북이 쌓이고 있다. 각종 물건이 빼곡히 들어찬 모습은 마치 '플리마켓'을 방불케 한다.
한 초등학교의 분실물 센터 사진이 지난 10일 쓰레드에 올라왔다 ⓒ쓰레드 캡처
지난 10일 소셜미디어(SNS) 쓰레드에는 '찾아가요, 제발~'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혹시 초등생 자녀 있어? 요즘 초등학교에 있는 보통 장면"이라는 글과 함께 한 초등학교의 분실물 센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주인을 잃은 각종 물건이 한데 모여 있었다. 글쓴이는 새 학년을 맞아 분실물 센터를 비워도 금세 다시 물건이 쌓인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이제 겨울이 되면 비싼 패딩, 롱패딩도 옷걸이에 걸린다"며 "텀블러, 운동화, 축구화, 라켓, 필통, 가방 등등등 아이들이 가지고 다니는 모든 것은 이곳에 다 있다고 보면 된다"고 실상을 전했다.
이어 "아까워!"라며 "저거 사주느라 우리 엄마 아빠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쟤네들은 모른다"고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아이들의 분실물은 센터에만 쌓이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글쓴이는 "우산은 교실 앞 우산꽂이에 더 많다"며 "교내 화면 방송으로 보여주고 찾아가라고 해도 다들 자기 거 아니래"라고 했다.
그러면서 학부모들에게 아이들의 물건에는 어디든 이름을 써둘 것을 당부했다. 그는 "허구한 날 잃어버리는 아이라면 가끔 아이와 같이 분실물 센터 살펴보길 권장한다"며 "외부인 교내 출입 허락은 필수"라고 안내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물건을 쉽게 잃어버리고도 찾지 않는 아이들의 태도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요즘 너무 풍족해서 애들이 소중한 줄을 모르는 것 같다", "소중한 게 없는 세대", "무엇이든 귀하지 않은 시대, 잃어버리면 '또 사' 주의가 지배적"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 누리꾼은 "여유가 있든 없든 자기 물건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잃어버리면 그냥 끝. 잔소리 좀 들어도 그냥 다시 사면 그만. 그게 부모와 아이 모두 편하니까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결국 나중에 폰도 잃어버리고 노트북도 잃어버리고 나아가 자신의 삶도 잃어버릴 수 있는데... 귀찮고 힘들어도 뭐가 정말 아이를 위해 필요한 방향인지 현명히 고민하고 애쓰면 좋겠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해외의 색다른 분실물 처리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이렇게 걸어 놓고 안 찾아가면 학기 말에 패션쇼해서 경매 붙이더라"며 "판매액은 기부하는 듯"이라고 전했다.
어린이경제신문은 지난 7월24일 한 교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들이 분실한 옷을 찾아가지 않는 이유를 짚기도 했다. 해당 교사는 "부모님이 옷 사주고, 매일 어떤 옷을 입을지 골라 주면서 생길 수 있는 일"이라며 "자기가 어떤 옷을 입고 등교하는지 잘 모르는 아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학교에 쌓이는 분실물은 실제 교육 현장에서도 골칫거리 중 하나다.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일정 기간 주인이 찾아가지 않은 물건을 보관한 뒤 학기 말 등에 정리하거나 폐기한다. 경기 안성 용머리초등학교도 지난 7월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1학기 분실물 확인 및 폐기 안내'를 공지했다. 다만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보관하는 학생들의 분실물은 학교별 운영 방침 등에 따라 보관 기간과 처리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일반적인 유실물은 관련 법에 따라 처리 절차가 정해져 있다. 유실물법에 따르면 다른 사람이 잃어버린 물건을 주운 사람은 이를 신속히 주인에게 돌려주거나 경찰서 등에 제출해야 한다. 경찰에 접수된 유실물은 주인을 찾는 절차를 거친다.
주인이 나타나지 않은 유실물은 원칙적으로 6개월 동안 보관한다. 이 기간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일정 요건에 따라 물건을 주운 사람이 해당 물건을 가질 수 있다. 다만 이후 3개월 안에 물건을 찾아가지 않으면 그 권리도 사라진다. 끝까지 주인을 찾지 못하고 가져갈 사람도 없는 물건은 국가가 넘겨받아 처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