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을 이끌어 온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이 잇따라 "AI 발전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을 이끌어 온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이 잇따라 "AI 발전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왼쪽),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연합뉴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9월12일(현지시각)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에세이에서 전 세계적인 AI 개발의 속도 조절을 촉구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아모데이 CEO는 이 글에서 "지난 몇 달간 위험에 온전히 대처하려면 훨씬 더 신중해야 한다고 확신하게 됐다"며 "위험 예방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 위험 예방이 따라잡을 수 있도록 역량 발전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 모델의 역량을 향상하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며 "그래도 진보는 여전히 빠르게 느껴질 것이고, 우리는 확보한 시간을 현명하게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모데이 CEO는 AI가 인간의 도움 없이 스스로 성능을 끌어올리는 '재귀적 자기개선'을 두고는 "방치하면 이 시스템을 이해하고 통제하는 우리의 능력을 앞지를 수 있다"며 "추진하더라도 매우 신중해야 하고, 아예 하지 말아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의 주장에 경쟁사 수장들도 호응하고 나섰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아모데이 CEO의 에세이 게재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는 최근 몇 주간 오픈AI 내부 논의의 핵심 주제였다"며 "직원 수준의 접근권을 가진 독립 평가자를 두는 것은 훌륭한 아이디어이고, 우리도 그렇게 하겠다"고 적었다.
뉴욕타임스는 사내 회의 참석자 2명을 인용해 올트먼 CEO가 이번 주 직원들에게 경쟁사들과 함께 개발 속도를 늦출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는 엑스(X·옛 트위터)에 "다리오가 옳다"고 짧게 적었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도 SNS에 "세부 사항은 다듬어야 하지만, 이 중대한 순간에 대응하는 방향은 옳다"며 동조했다.
야쿠프 파호츠키 오픈AI 수석과학자 역시 블로그에 "기계 지능이 계속 빠르게 부상할 때 벌어질 결과에 누구도 대비돼 있지 않아 우려된다"며 "더 폭넓은 개입이 필요하다"고 썼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흐름의 배경으로 오픈AI의 AI 시스템이 허깅페이스를 해킹한 사건과 앤트로픽 연구원 제이컵 콕슨의 사임을 꼽았다. 콕슨은 AI 기업들이 "우리 목숨을 걸고 도박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반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9월10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골드만삭스 기술 콘퍼런스에서 AI 기업들이 새 사이버보안 제품 출시를 앞두고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문제를 만드는 것보다 수요를 창출하는 더 좋은 방법이 있겠느냐"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