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첫 접이식(폴더블) 아이폰인 ‘아이폰 듀오’를 공개하자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해 온 삼성전자가 뼈 있는 농담을 쏟아냈다.
삼성전자 모바일 미국이 9일(현지시각) 애플이 첫 접이식 스마트폰인 '아이폰 듀오'를 공식 발표하자 자사 엑스 계정에 글을 올렸다(왼쪽). 애플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 '애플 파크'의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아이폰 듀오'를 공개했다. ⓒ삼성전자 모바일 미국 엑스 계정/연합뉴스
‘먹다 남긴 음식(leftovers)을 데운다’는 표현은 애플이 삼성전자가 이미 선보인 기술을 뒤늦게 가져와 새 제품처럼 내놨다는 의미의 비유다. 결국 애플의 첫 폴더블폰은 ‘혁신’이 아니라, 자신들이 오래전부터 해온 기술의 ‘재탕’이라는 것이다.
앞서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아이폰 듀오를 공개했다.
그러자 ‘삼성전자 모바일 미국’은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지금까지는 똑같네”, “우리를 기다리게 한다고? 좋아. 우리는 여기서 세 번 접고 있을게” 등의 글을 잇달아 올리며 애플을 저격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자신감을 드러낸 배경에는 폴더블폰 시장에서 쌓아온 경험이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2월 첫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공개한 이후 폴더블 제품군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2025년 12월에는 두 번 접어 화면을 세 부분으로 나누는 ‘트라이폴드’까지 선보였다.
애플이 붙인 ‘듀오’라는 이름도 삼성의 놀림감이 됐다. 삼성전자는 외국어 학습 앱 듀오링고를 향해 “정말 미안해, 듀오링고. 그들도 우리를 베꼈네. #연대”라는 글을 남겼다. 아이폰 듀오가 삼성의 폴더블폰을 따라 한 데 이어 이름까지 ‘듀오링고’를 연상시킨다는 식으로 애플을 에둘러 조롱한 셈이다.
학습 앱인 듀오링고가 9일(현지시각) 삼성전자 모바일 미국의 글을 공유하며 답글을 남겼다. ⓒSNS 캡처
듀오링고도 가만있지 않았다. 듀오링고 공식 계정은 삼성전자의 글을 공유하며 “못생긴 낯선 사람이 나를 쌍둥이라고 부를 때”라고 응수했다. 애플을 함께 놀리자는 삼성의 ‘연대 요청’에 오히려 삼성전자를 디스하며 재치 있는 설전을 이어간 셈이다.
삼성전자의 도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새로움이 있었냐고? 아니. 흥미진진했냐고? 아니. 그래도 일어나긴 했냐고? 응”이라는 글도 올렸다.
흥미로운 건 두 회사의 뒤바뀐 처지다. 삼성전자는 한때 애플로부터 아이폰을 모방한 ‘카피캣(copycat)’이라는 거센 공격을 받았다. 이번 폴더블폰에서는 상황이 정반대가 됐다. 삼성전자가 2019년 ‘갤럭시 폴드’로 시장을 연 뒤 제품을 거듭 진화시키는 동안 애플은 이번에 처음으로 폴더블폰을 내놨다. 과거 ‘카피캣’으로 몰렸던 삼성이 이제는 애플을 향해 “우리가 먹다 남긴 걸 데우고 있다”고 받아친 셈이다.
삼성의 ‘재탕’ 조롱을 받은 아이폰 듀오는 책처럼 좌우로 펼치는 형태다. 접었을 때는 5.4인치 외부 화면을, 펼치면 7.6인치 내부 화면을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 듀오의 국내 판매 가격은 용량에 따라 329만~509만원으로 알려져 있다. 사전 주문은 10월16일부터 시작하며 정식 출시는 10월23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