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변화한 국제질서에 맞춘 '영점이동'을 강조하고 정치혁신과 경찰개혁,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거창한 정치개혁에 앞서 본회의장 좌석부터 당별이 아닌 가나다순으로 섞어 앉자는 제안을 내놨다. 개헌과 5·18 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 등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는 현안에도 선명한 입장을 내놓았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거창한 정치개혁 말고, 소박하게 본회의 자리부터 섞어 앉자"며 "당별로 말고 가나다순으로 앉으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본회의장 한 군데쯤 이당 저당 섞어 앉아 서로 자기 당 의원 흉도 보고, 함께 진지해지는 것도 해볼 만하지 않느냐"고 했다. 대통령이 입장할 때 한쪽은 일어나고 다른 쪽은 앉는 관행을 두고도 "촌스럽게 꼭 한쪽은 일어나고 다른 쪽은 앉아 있어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저와 장동혁 대표가) 뒤에 같이 앉아도 좋고, 가나다순으로 앉으라면 앞에 앉아도 좋다"며 여야 원내대표에게 진지한 검토를 당부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영점이동'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과녁이 바뀌면 영점도 바뀌어야 한다"며 인공지능(AI) 혁명과 저출생, 미중 경쟁 등 달라진 환경에 맞춰 기존 관점과 국가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미국만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났다"며 "미국의 압도적 패권은 줄었고, 한국의 자주 역량은 늘었다"고 진단했다. 약소국 의식에서 벗어난 '강국 의식'도 주문했다.
3대 메가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일각의 '호남 퍼주기' 주장을 반박하며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 기반을 전국으로 확산하는 '지역 살리기 프로젝트'라고 규정했다. "호남에서 시작하여 충청과 영남으로 확산되는 모든 지역 살리기 프로젝트"라며 "지방주도성장은 변방주도성장의 역사를 낳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혁신'을 화두로 꺼내 "국가혁신은 정치혁신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문제의 여야 공동 대응과 진보개혁 정당과의 연대, 교섭단체 정수 조정, 공천 시스템 정비 등 정당·정치개혁 방안도 제시했다.
검찰개혁의 다음 과제로는 경찰개혁을 지목했다.
제 식구 감싸기와 사건 암장, 무단 종결, 증거 은닉·조작 등을 뿌리 뽑겠다며 외부 감사 확대와 수사 제척 사유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경찰을 "최대의 권력으로 등장한 경찰"이라고 표현하며 수사 견제 방안 마련도 예고했다.
개헌 문제도 빠뜨리지 않았다. 김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을 '개헌의 출발'로 규정했다.
특히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고 하나회를 척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5·18을 인정할 것인가, 5·18을 모욕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역사적 결단을 계승할 것인지 선택을 압박했다.
이어 5·18을 부정하는 '반역사'와 선을 긋고 개헌 논의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김 대표는 연설 말미에도 청년·주거정책 등 여야가 함께할 수 있는 영역부터 넓혀가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