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 후보자가 재선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정작 중기부 소관 핵심 법률과 관련한 법안을 한 건도 대표발의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차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자는 4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계와 차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지적에 적극 반박했다. 중소기업 지원 입법이 중기부 소관 법률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며, 다른 부처 소관 법안과 예산 심사 등을 통해서도 관련 활동을 해왔다는 것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이 후보자의 21·22대 국회 입법 활동을 분석한 결과, 소상공인기본법과 중소기업기본법, 벤처기업육성법 등 중기부 소관 핵심 법률 관련 대표발의 실적이 전무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가 제22대 국회에서 대표발의한 법률안은 모두 34건이다. 최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입법 활동은 기후·탄소중립 분야 22건, 조세·재정과 지식재산 분야 각각 8건 등에 집중됐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는 동안에도 중기부 소관 소상공인 지원 법안을 대표발의하지 않았다며, 중기부를 '규제개혁부'로 만들겠다는 이 후보자의 최근 구상과 과거 의정활동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일부 대표발의 법안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후보자가 2023년 발의한 식품위생법 개정안은 원전 사고 발생 국가의 식품·수산물과 가공품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해 여부와 관계없이 수입을 금지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을 냈고, 한국외식업중앙회도 식자재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우려했다.
2020년 대표발의한 무역보험법 개정안은 한국무역보험공사의 해외 석탄화력발전 사업 참여와 금융지원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 의원은 이 같은 조치가 관련 기자재를 수출하는 협력 중소기업의 해외 수주 기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중기부 소관 법안 대표발의 건수만으로 중소기업 관련 의정활동 전체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그는 이날 기자들의 질의에 "중소기업 지원 관련 법안은 중기부 소관이 아니더라도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다"며 지식재산권 분쟁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부담을 완화하는 법률 개정안을 직접 발의해 통과시킨 사례를 들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로 활동한 점도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중기부가 하는 모든 예산사업을 검토하고 감액·증액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중기부 소관 법안 대표발의 실적과 별개로 다른 입법과 예산 심사 과정에서 중소기업 정책을 꾸준히 다뤄왔다는 취지다.
이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장관 후보자들을 둘러싼 잡음은 거세지고 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 등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까지 사퇴론이 나왔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관련 '부정 청탁' 의혹 등으로 야권의 집중 공세를 받고 있다. 후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면서 향후 인사청문회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