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이번달 1일 도입한 보호동물 ‘예비입양제’를 두고 동물보호 현장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2026년 3월23일 유기견 보호센터인 서울 강동리본센터에서 유기견들이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신중한 입양을 도와 파양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와 동물을 ‘일단 데려가 보고 돌려보낼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선다.
예비입양제는 입양 희망자가 정식 입양 전 보호동물과 최대 10일간 실제 생활해보는 제도다. 가족 구성원이나 기존 반려동물과 잘 어울리는지 보호소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분리불안이나 배변 문제 등이 있는지를 살핀 뒤 최종 입양을 결정한다.
농식품부는 지난 1일부터 전국 87개 지자체 직영 동물보호센터를 대상으로 제도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입양 뒤 예상하지 못한 문제로 동물을 다시 보호소에 보내거나 유기하는 일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논란은 예비입양이 최종 입양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때 발생한다. 최대 열흘 동안 새로운 가정에서 생활한 동물은 입양이 무산되면 다시 보호소로 돌아가야 한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환경보건위원회는 4일 ‘생명에는 ‘반품 기간’이 없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제도 철회를 촉구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던 동물이 다시 보호소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불안을 겪을 수 있고, 동물을 ‘체험한 뒤 돌려보낼 수 있는 존재’로 바라보는 인식을 만들 수 있다는 이유다.
온라인에서도 “동물이 체험 대상이냐”, “장난감 대여와 무엇이 다르냐”는 등의 비판이 나왔다. 입양에 사실상 ‘체험 기간’을 두는 것이 생명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의미를 가볍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론도 있다. 예비입양이 입양의 문턱을 낮춰 보호동물에게 새로운 가정을 만날 기회를 넓히고,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파양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구조된 유실·유기동물 약 9만6천마리 가운데 새 가정에 입양된 동물은 약 2만4천마리로 25.6%였다. 보호동물 4마리 가운데 1마리 정도만 새 가족을 만난 셈이다.
보호소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행동 특성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분리불안이나 배변 문제, 기존 반려동물과의 충돌 등은 실제 가정에서 생활하면서 처음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 정식 입양 전에 확인하면 성급한 입양 뒤 파양으로 이어지는 일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도 예비입양을 ‘체험’으로 운영하지 않기 위한 장치를 뒀다. 신청자는 사전에 입양교육을 받아야 하고 상습적인 동물 분실이나 사육 포기 이력이 있는 경우 예비입양이 제한될 수 있다.
예비입양 기간을 최대 10일로 정한 것도 입양 기회를 고려한 조치다. 농식품부는 당초 1~2개월의 기간도 검토했지만 기간이 길어지면 동물이 성장하면서 다른 입양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입양제가 실제 파양과 재유기를 줄일 수 있을지는 현재의 시범 운영을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운영 과정에서 최종 입양률과 반환 사례, 현장 의견 등을 살펴 향후 제도 운영 방향을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