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 걸러 카페다. 가격도 비슷하다. 아침 출근길에 커피 한 잔을 사려는 직장인에게 어느 매장을 고르든 큰 차이가 없다. 커피전문점이 일상 속에 깊숙이 들어온 결과다.
그런데 최근 커피 소비보다 카페 출점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카페 한 곳이 확보할 수 있는 몫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 등 국내 5대 저가 커피 브랜드의 매장 수가 지난달 기준 1만2천 개를 넘어섰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연달아 위치한 저가 커피 매장들. ⓒ연합뉴스
4일 커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메가MGC커피·이디야커피·스타벅스·빽다방·투썸플레이스 등 5대 브랜드의 국내 매장은 지난달 기준 1만2822개에 달했다. 지난해 말 1만2246개에서 불과 반년 만에 576개 늘었다. 특히 메가MGC커피는 지난 8월 기준 매장이 4466개로 늘면서 1년 새 매장 수가 18%가량 증가했다.
매장 확대와 함께 브랜드들의 고객 쟁탈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스타벅스와 메가MGC커피의 결제액 격차는 지난 7월 5.1%포인트로 한 자릿수까지 좁혀졌다. 1년 전 같은 기간 30.5%포인트와 비교하면 격차가 6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이처럼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면서 브랜드들은 매장의 객단가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반경 500m 안에 카페 두세 곳이 줄지어 들어설 만큼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단순히 커피를 파는 것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커피 매장에 식사 메뉴를 들이는 것이다. 저가 커피 매장들은 커피 외에 떡볶이와 치킨, 볶음밥 등을 추가해 음료 외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 출근길과 오후 간식에 집중된 방문을 식사 시간대로 넓히려는 것이다.
메가MGC커피는 컵떡볶이와 양념 컵치킨에 이어 김치볶음밥을 선보였다. 컴포즈커피는 ‘쫄깃 분모자 떡볶이’를 출시했고, 이디야커피는 김치볶음밥·소불고기볶음밥·저당 떡볶이 등 간편식 5종을 내놓았다. 더벤티도 로제·마라 떡볶이와 소보로밥 등을 포함한 ‘더벤티네 키친’을 운영하고 있다.
캐릭터와 스포츠, 아이돌 등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매장을 찾을 새로운 이유를 만드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방문하던 소비자를 넘어, 좋아하는 캐릭터나 아티스트의 상품을 구매하려는 팬덤까지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한국프로야구(KBO)와 협업해 구단별 굿즈와 음료·푸드를 출시했고, 이디야커피는 포켓몬 협업 음료와 접시·키링·보냉백 등을 선보였다. 투썸플레이스는 핑구와 다이노탱, 할리스는 미피와 협업한 상품을 내놨다. 메가MGC커피는 보이그룹 라이즈와 협업했고, 컴포즈커피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를 모델로 기용했다.
국내 시장에서 소비를 나눠 갖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브랜드도 늘고 있다. 파이 나눠먹기 경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것이다.
투썸플레이스는 다음 달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올드타운에 1호점을 열고, 내년까지 미국에 10개 이상 매장을 낸다. 빽다방은 일본 매장에 현지 전용 메뉴와 앱, 스마트 픽업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디야커피와 메가MGC커피도 캐나다·라오스·몽골 등으로 출점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