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그룹의 미래를 건 리튬 사업이 '자금 조달'을 마치고 '수익성 검증' 단계로 들어섰다.
자회사 지분 매각과 대규모 차입 등을 통해 조 단위 실탄을 마련했지만, 정작 성과를 좌우할 리튬 판매가격과 환율이 모두 외부 환경에 달려 있다는 점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그룹의 미래를 건 리튬 사업이 '자금 조달'을 마치고 '수익성 검증' 단계로 들어섰다. 사진은 장 회장이 2월6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임직원 소통행사 'CEO 공감토크'에서 발언하는 모습. ⓒ포스코홀딩스
9월3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장 회장의 '리튬 베팅'이 자금 조달 국면을 지나 수익성 검증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장 회장은 7월2일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3년 리튬 연 17만3천 톤을 생산해 글로벌 톱5 리튬 기업에 오르고, 2035년에는 리튬 사업에서만 영업이익 1조8천억 원 이상을 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4년 3월 취임 이후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투자 재원을 만들어온 그는 2027년 말까지 상장 자회사 지분을 경영권 확보 마지노선인 50% 수준까지 낮춰 3조6천억 원을 확보하겠다는 카드도 꺼냈다.
이에 따라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8월까지 리튬 사업 투자에 유리한 자금원을 대대적으로 확보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포스코홀딩스의 아르헨티나 리튬 개발 법인 포스코아르헨티나는 8월4일 미주개발은행그룹(IDB Group) 산하 미주투자공사(IDB Invest)로부터 단기 차입한도 승인을 받아 약 1조 원(7억 달러)의 자금 융통 창구를 확보했다.
직전 7월에는 아르헨티나 정부로부터 대규모투자유치제도(RIGI) 승인을 끌어내, 앞으로 30년간 약 1조3천억 원(9억 달러가량)의 세제 혜택 효과가 발생할 수 있도록 했다.
포스코홀딩스 이사회가 8월7일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DX의 지분 일부를 2조5002억 원에 매각하기로 의결한 것도, 리튬을 포함한 전략자원에 투자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때마침 실적도 투자 자금 확보의 정당성을 뒷받침했다. 포스코아르헨티나는 올해 2분기 매출 1080억 원, 영업이익 110억 원을 내며 분기 기준 첫 흑자를 기록했다. 돈을 넣기만 하던 사업이 돈을 벌어들이는 사업으로 넘어가는 첫 신호였다.
다만 확보한 자금의 내용을 뜯어보면 성격이 단순하지 않다.
1조 원은 회사 계좌에 현금이 들어온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단기 운전자금 한도다. 8월14일 제출된 포스코홀딩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차입금 전액에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가 지급보증을 섰다.
지분 매각도 단순 현금화는 아니다. 3년 만기 주가수익스와프(PRS)를 낀 조건부 거래로, 주가가 기준가격보다 낮아지면 포스코홀딩스가 차액을 보전해야 한다. 매각 대상 두 종목이 각각 10% 하락하면 보전 부담은 합쳐 약 25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조달은 마무리됐지만 그 비용과 위험은 지주사 재무제표에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실제로 포스코홀딩스의 S&P 신용등급은 지난해 3월 A-(부정적)에서 올해 3월 BBB+(안정적)로 한 단계 내려갔다. 무디스도 올해 2월 Baa1 등급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조달 여건이 나빠지는 국면에서 자회사 차입에 보증이 추가됐다.
아르헨티나 법인에 들어가는 돈도 계속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상반기 포스코아르헨티나에 1015억 원을 추가로 출자해 장부금액이 1조4545억 원으로 늘었다. 이 법인의 지난해 순손실은 3223억 원이다.
결국 끌어온 자금을 수익으로 되돌려놓아야 하는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문제는 그 수익성을 좌우하는 변수가 모두 포스코홀딩스의 통제 밖에 있다는 점이다.
수익성의 관건은 환율과 리튬 단가다. 염수를 증발시켜 리튬을 뽑아내는 방식은 설비를 지어놓으면 생산원가가 크게 달라지지 않아, 이익의 크기가 가격과 환율에서 갈리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포스코홀딩스가 제시한 2027년 영업이익률 34%는 리튬 가격 톤당 2만 달러, 원/달러 환율 1390원을 전제로 한 수치다. 2분기 실제 영업이익률은 10.2%였다.
둘 가운데 환율은 상대적으로 우호적이다. 리튬 매출이 달러로 발생하는 구조라 원화 약세는 원화 환산 이익을 키운다.
문제는 단가다. 리튬 가격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에 힘입어 8월 들어 상승 흐름을 탔지만, 회사가 전제로 삼은 톤당 2만 달러선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3분기 성적표는 뒷걸음질할 가능성이 있다. 남반구가 겨울철에 들어서면서 염수 증발량이 줄고 생산량 감소가 예정된 데다, 2공장이 10월 준공되면 가동 초기비용도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포스코홀딩스도 이익 개선세가 지속되려면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2026년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에는 설비 중수리와 2공장 초기 비용으로 이익 개선세가 주춤해 보일 수 있다"면서도 "4분기에는 초기 비용을 흡수하고도 2분기보다 이익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